누에의 종류

경북대학교 윤재수 명예교수
누에의 종류는 어떻게 나눌까요? 현재 양잠 농가에서 사육되고 있는 집누에는 생산지(生産地), 화성(化性), 면성(眠性), 누에 무늬(班紋), 고치의 색(繭色) 등 여러 특성에 따라 분류되고 있습니다.

첫 번째로는 원생산지에 따라 중국 종, 일본 종, 유럽 종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중국 종은 중국에서 많이 생산되는 품종으로 1화성, 2화성, 다화성이 있습니다. 중국 종은 강건하고 뽕 먹기가 활발하며, 발육이 빨라서 누에치기가 쉽습니다.

그러나 장마철같이 습기가 많은 환경에 대한 저항력이 약합니다. 고치는 타원형 또는 구형입니다. 고치의 색은 흰 고치가 많지만 황금색 홍색의 고치도 있습니다. 견사 섬도는 가늘고, 풀림새가 좋으며 견층비율이 높습니다.

일본 종은 일본 지방에서 많이 사육되는 누에입니다. 1화성과 2화성이 있으며 불량환경과 미립자병(微粒子病)에 대한 저항력이 비교적 강합니다. 고치는 땅콩형이고 흰색이지만 쌍고치가 비교적 많이 생겨납니다. 견사 섬도는 굵으며, 풀림새는 일반적으로 좋지 못하고 견사의 길이가 짧습니다.

유럽 종은 1화성으로서 일반적으로 알, 누에, 고치는 일본 종이나 중국 종 보다 크고  경과일수도 길며, 뽕잎을 잘 먹어서 몸이 비대한 반면에 미립자병이나 불량환경에 약합니다. 특히 고온에서는 사육이 어렵습니다. 고치는 장타원형이며, 견사장(繭絲長)은 길고 사량도 많으며, 풀림새가 좋습니다.

두 번째는 화성(化性)에 따라 누에 품종을 나눌 수 있습니다. 화성이란 1년 동안에 되풀이되는 세대(世代) 수입니다. 1년에 1세대로 끝마치는 누에는 1화성이고, 2세대를 되풀이하면 2화성 이고, 3세대 이상 되풀이하면 다화성(多化性)이라고 합니다.

누에의 화성은 불안정하여 누에 씨 깨기 동안과 누에 사육 동안의 환경과 영양 등의 영향을 받아 변경되기 쉬습니다. 현재는 인공부화법이 발달되어 한 해에 몇 번이고 원하는 적당한 시기에 누에를 깨울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누에 사육에 있어 화성은 실제로 별 중요성이 없습니다.

세 번째는 면성(眠性)에 의한 분류입니다. 누에는 한 세대 기간에 잠자는 회수에 따라 3면잠, 4면잠, 5면잠으로 분류합니다. 우리나라에서 현재 일반 양잠 농가에서 사육하고 있는 누에는 모두 4면잠입니다. 그러나 사육 중의 영양과 환경의 영향을 받아 3면잠 또는 5면잠이 될 수도 있습니다. 현재 양잠 농가의 사육 기술이 향상되어 면성의 변화는 거의 없습니다.

네 번째는 누에 무늬에 따라 분류합니다. 누에 몸에 형성되는 무늬와 몸의 색깔에 따라 구별하며 무늬가 없는 누에를 흰 누에(姬蠶)라 하고, 눈무늬, 반달무늬, 별무늬가 형성된 누에를 얼룩 누에(形蠶)라고 합니다.

눈무늬, 반달무늬, 별무늬, 이 3가지 무늬를 갖추고 있는 얼룩 누에가 누에의 표준형입니다. 누에 몸에 형성된 무늬에 따라서, 메추리 무늬누에(飛白蠶), 흑호 무늬누에(黑鎬蠶), 호랑무늬누에(虎班蠶) 등 다양한 무늬누에가 있습니다. 현재 농가에 사육되고 있는 누에는 흰 누에, 표준형 얼룩 누에가 대부분입니다.

다섯 번째 고치의 빛깔에 따라서도 누에를 분류할 수 있습니다. 흰 고치 누에, 노랑 고치 누에, 푸른 고치 누에, 분홍 고치 누에 등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요사이는 사료에 여러 가지 색소를 첨가하여 다양한 누에의 색깔과 고치의 색깔을 나타낼 수 있습니다.

양잠 농가에서 사육하는 누에는 대부분 흰 고치입니다. 잠사업 전문 기관에서는 우리나라 기후 풍토에 알맞은 품질 좋은 누에를 만들기 위하여 꾸준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좋은 품종이 개발되면 일반 양잠 농가에 보급하기 위하여 정부에서 새로운 품종으로 고시를 하고 양잠농가에 사육을 권유합니다.

이와 같이 정부에서 고시하는 품종을 장려 품종이라 부르고 품질 관리를 철저히 하여 양잠농가에 지정된 경로를 통하여 잠종을 배부합니다. 최근 지정 장려품종의 예를 들면, 양원잠(兩原蠶)은 봄가을 겸용 품종이며, 양친 원종 모두가 한성 반문(限性班紋)이기 때문에 교잡종에서도 유충 무늬로 암수 감별을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이 품종은 암수를 구분하여 간단하여 기능성 소재 누에 생산에 활용할 수 있어 잠종 생산노력을 20%나 절감할 수 있습니다. 이 품종은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여 육성된 생력화에 적합한 품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하초잠(夏草蠶)은 고치를 짓지 않지만 번데기 생산량이 많아 누에 동충하초를 생산하는 양잠 농가에서는 고치를 자를 필요가 없어 누에 동충하초 생산노력을 34%나 절감할 수 있으며, 혈당강하제 생산용, 인터페론 및 유용물질 생산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 등 고치와 고치실을 필요하지 않은 누에 사육에는 활용성이 많은 품종이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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