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시간제한 이후 숙련의, 의대생은 곤욕

미국의 경우 의과대를 갓 졸업한 레지던트들이 그들의 선배보다 더 적은 시간을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AP통신은 이 같은 사실을 전하면서 이는 지난해 7월 미 수련위원회(ACGME)가 레지던트들의 근무시간을 80시간으로 제한하는 가이드라인을 제정한 이후부터라고 보도했다.

이 새로운 법안은 과도한 업무로 피로에 지친 레지던트들이 환자들에게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데 따른 것.

수련위원회는 전국적으로 10만여 명에 이르는 레지던트들과 7800개에 이르는 전문의 실습프로그램을 통틀어 이 가이드라인을 적용시켰다.

이와 관련해 미 의과대학연합(AAMC) 회장인 조던 코헨(Jordan Cohen) 박사는 "이 모든 변화는 환자치료의 질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행해졌다"고 강조했다.

사실, 이 가이드라인이 제정되기 전에는 미국도 우리나라처럼 레지던트들은 흔히 100시간 이상 근무하는 것이 다반사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오늘날 레지던트들은 가이드라인을 통해 교대 후 적어도 10시간의 휴식을 취하고 24시간 이상 연속으로 근무하지 않아도 된다.

워싱턴대 가정의학과 전문의 제프 휴브너(Jeff Huebner) 박사는 "예전에는 과도한 업무로 녹초가 됐지만 지금은 환자를 치료하고 인턴들을 교육시키는데 충분한 에너지가 넘친다"고 말하고 "상당수 레지던트들이 웰빙을 고려하고 있다"며 레지던트들 사이에서의 문화적 변화를 설명했다.

반면, 이로 인해 숙련의나 의대생들은 상대적으로 불만이 높아진 상태.

미 의과대학생연합(AMSA)은 아직 수련을 제대로 시행할 준비가 되지 않은 학생들이 더 많은 시간을 근무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의과대학생연합이 의대생 48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들 중 절반은 레지던트들에게 사무업무를 보고하고 있었으며 25%는 임상근무까지 완전히 해낸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의과대학생연합 회장인 브라이언 팔머(Brian Palmer) 박사는 "레지던트들의 근무시간을 줄임으로서 학생들의 업무긴장도가 높아졌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말했다.

이 뿐만 아니라, 숙련의들은 최근 새로 근무하게된 레지던트들이 자신의 일에 헌신적이지 않다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어 양측 간 마찰은 상대적으로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일부 수련프로그램에서는 레지던트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간호사, 간호사 교육원, 외과의 대용의 등을 고용하는데 연간 수백만 달러의 비용이 들어가고 있는 등 비용문제 등도 새로이 제기됐다.

그러나, 대부분의 수련프로그램 감독자들은 이 같은 틈이 시간이 지나면서 상당수 메워질 것으로 보고 있어 가이드라인 정착에 대해 비교적 낙관적인 전망을 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저작권자 © 메디팜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