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젊은 남녀의 결혼 시기가 상당히 늦어지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리가 들린다. 이들의 결혼 적령기가 늦어지는 주된 이유는 경제사정 때문이라는 것이다.

얼마 전 여론조사 기관에서 전국 남녀 1만 3000명에게 결혼을 미루거나 꺼리는 이유를 물었더니 응답자 중 남성은 87%가 ‘고용, 불안정’을 여성은 86%가 ‘결혼 비용 부족’을 꼽았다.

결국 가족을 먹여 살릴 반듯한 직장이 필요하고 결혼에 따른 집이나 가구 등의 비용도 마련되어야 결혼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 연유로 인해 점점 결혼이 늦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 여건이 어느 정도 충족되었음에도 불구 결혼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지방 사업장에 근무하는 남자들이 그렇다. 지방에 연고도 없지만 남초(男超) 집단에 있다 보니 도무지 여자를 만날 기회가 별로 없다.

행여 소개팅을 통해 호감을 보이다가도 결혼하면 지방에 내려가 살아야 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주말부부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에 외면하기 일쑤다. 물론 여성도 예외는 아니다. “사랑한다면”이라는 옛날이 그립다.

세대 차이겠지만 지금은 사랑이 밥 먹여주지 못하는 세상이 된 것 같다. 그렇다고 요즘 젊은이들의 의식을 탓할 수는 없지만 우리나라가 돈 때문에 결혼마저도 제대로 못하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출산율 또한 그렇다. OECD 국가 중 최하위다. 자녀를 낳지 못하는 이유 역시 돈이다. 자녀 한 명을 대학 졸업까지 들어가는 비용이 어느새 3억 원을 넘어섰다. 식비와 옷값, 교육비 등으로 한 자녀에게 한 달 동안 들어가는 비용이 약 68만 원, 이 가운데 사교육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3분의 1이라는 것이다.

이런 낮은 출산율은 결국 경제활동 인구의 감소라는 사회적 문제를 안아야 할 판이다. 과거 국민소득 80달러도 안되던 시절에도 대부분의 가정은 3~5남매의 자식들이 있었다.

경제적 부담 때문에 가정 꾸리기도, 아이 낳기도 주저하고 있는 요즘 세대들이 볼 때는 무모하기 짝이 없고 가히 상상도 못할 일이지만 말이다.

지금은 ‘삼포시대’라는 자조적인 말이 유행하는 시대가 되어버렸다. 돈이 없어 연애, 결혼, 출산 등 세 가지를 포기하는 시대라는 데서 유래되었다.

사랑하는 그 마음 하나만 굳게 믿고 결혼하고 자기 먹을 것을 가지고 태어난다면서 자녀를 낳던 세상은 이제 꿈을 꿀 수 없을 정도의 삭막한 세상이 되어버렸다.

물론 한 가정을 꾸리거나 가족들의 풍족한 삶을 유지하는데 현실적으로 돈이 필요하다는 것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돈이 없으면 가정도 꾸릴 수 없고 아이도 낳을 수 없다는 의식은 매우 위험하고 버려야 할 사고다.

당장은 돈이 없지만 가정을 꾸렸고 그래서 열심히 일하게 되고 경제적 능력은 다소 떨어지지만 아이를 낳아 가족들을 이루고 그런 이유 때문에 더욱 성실하게 살고, 그러면서 조금씩 나아지고 그러한 노력과 변화에 새록새록 소박한 행복도 커가면서 인생의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 바로 가정이 아닌가 생각된다.

돈만으로 모든 것을 결정하고 충족함을 느끼는 세상은 바꾸어야 한다. 이참에 경제적 어려움을 이유로 결혼을 미루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한 마디 충언을 하자면 돈보다 더 귀한 가치를 찾자면 돈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믿음을 회복해야 한다고 격려를 하고 싶다.

결혼을 하게 되면 반드시 가정을 이루게 된다. 가정은 마음의 뿌리를 내려 영양분을 섭취하고 힘을 재충전하는 대지와 같은 곳이다.

노벨문학상을 받은 소설 ‘대지’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작가 펄 벅은 “가정은 대지(大地)이다. 나는 거기서 정신적 영양을 섭취하고 있다.”라고 말한 바 있다.

또 가족치료 전문 상담가인 버지니아 사티어는 “가정이란 한 사람이 다른 모든 곳에서 실패했을지라도 사랑과 이해와 지지를 찾을 수 있는 곳이며, 바깥세상과 좀 더 효과적으로 싸우기 위해 원기를 회복하고 재충전할 수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그렇다. 가정에서는 살을 에는 추위와 포효하는 돌풍, 희박한 산소 등 악조건을 극복하며 쉼 없이 등정할 수 있는 에너지가 나오는 곳이다.

안일함을 뿌리치는 모험심, 열정을 갖게 하는 마음, 삶의 환희를 얻고자 하는 열망을 소유한 가정은 가족들이 사회에 나가 성공적인 삶을 살 수 있는 자양분을 만들어 주는 대지와 같은 곳이다.

인간은 태초부터 혼자는 살 수 없는 자연의 동물이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언제나 좋은 일만 있는 게 아니다. 위기가 올 때도 있고, 고통과 아픔이 올 때도 있다. 이럴 때일수록 가정이 있어 서로 사랑하고 의지하며 위로하는 가족이 필요하다.

그래서 결혼도 하고 작은 사회인 가정도 이루어야 한다. 거듭 말하지만 가정은 우리에게 새로운 힘과 용기를 주는 곳이다.

태초에 아담과 하와의 가정이 그러했듯이 하나님을 예배한 첫 공동체가 될 때에 위로와 치유, 한 풀이와 삶에의 용기, 삶의 새로운 의미와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되며 아울러 행복 누림의 장이 될 수 있다.

우리 모두가 행복하고 안정된 가정을 꾸미고 가족 간에 사랑을 실천한다면 오늘의 어려움을 이기고 평안한 가정, 축복의 가정은 물론 이 사회도 사랑이 넘치는 아름다운 세상이 될 것이다. ‘결혼은 해도, 안 해도 후회’라면 아무래도 하고 후회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이 같은 판국에 서울시내 한복판에서 동성애자들의 거리 축제인 퀴어(성 소수자) 축제가 열리고 심지어는 성기의 모습을 한 쿠키를 파는 등 동성애를 합리화하고 정당화하려는 움직임이 거세고 일고 있다.

이를 허가해 준 박원순 서울 시장은 이에 대해 “동성애 등 어떤 이유로도 차별받지 말아야 하고 동성애자 등 특정 집단의 문화적 다양성을 침범할 수는 없다고 했다. 인권과 자유와 평등을 말 한 것이다.

서울시 광장의 사용 및 관리에 관 한 조례 제1. 2. 6조를 보면 ‘서울시 광장은 그 조성 목적이 시민의 건전한 여가 선용과 문화 활동에 사용되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이 규정대로 라면 박원순 시장은 동성애 축제를 건전한 문화로 보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동성애 차별 금지법은 그동안 세 차례나 입법 예고된 바 있으나 국민들의 반대 의견에 부딪쳐 일부 의원들이 스스로 철회를 한 바 있지만 최근에 ‘생활 동반자 법’으로 재추진되고 있다. 이 문제는 우리뿐만 아니라 세계적 이슈로 부상되면서 엄청난 파장이 예고되고 있다.

천지만물 동물들을 비롯해 식물들까지도 번식을 위해 암수가 짝을 짓는데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은 동성끼리 결혼을 하겠다고 하니 화간은 물론 혼음과 타락, 알 수 없는 신종 병이 생기는 등 인간의 종말을 자처하는 시대가 오고 있는 것 같다. 모두 자업자득이다.

[시인. 칼럼니스트. 前 국민대학교평교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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