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현직을 떠났지만 과거 기자라는 특성상 만나는 사람들이 대부분 사회적 기준으로 봤을 때 평균 이상의 수준에 있는 사람들이었다. 소위 말해 중산층 이상으로 어느 정도 기반을 이룬 계층의 사람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이 성공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는 것 같았다.

대다수 사람들이 이처럼 자기 스스로가 성공했다는 생각을 갖지 못하는 이유는 자기 자신이 성공을 위한 목적지에 아직 도달하지 못했다고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성공이라고 생각하는 그 목적지가 지금 내가 살고 있는 현실과 판이하게 다른 유토피아 같은 환상의 세상을 꿈꾸고 있기 때문이다. 기자생활을 할 때 만났던 중산층의 사람들, 과연 그런 중산층은 어떤 부류의 사람들을 말하는 것일까.

그들은 가난하지 않지만 또 부유하지도 않다. 그들은 세끼 걱정을 하지는 않지만 넉넉하지도 않다. 그들은 생활이 크게 곤란하지는 않았지만 늘 불안한 마음으로 산다. 직장인은 직장에서 행여나 잘리지나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또 작은 사업을 하는 경우 사업이 어려워지면 당장 하류층으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은 최소한의 중산층을 유지하기 위해 악착같이 살려고 안간힘을 쓰며 몸부림친다.

세계적인 흐름에서 볼 때 빈부격차가 심화되면서 중산층이 자연적으로 위축되고 있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 말을 다시 언급하면 지금 중산층인 사람들이 미래엔 중산층이 아닐 수도 있겠다고 우려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는 것이다. 위로 올라가 상류층이 될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밑으로 추락해서 하류층으로 될 수도 있다. 둘 중에 하나다.

문제는 상류층 진입보다 하류층으로 떨어질 확률이 더 높다는 사실이다. 이 부분에서 이들 두 개 계층에서 특이한 점 몇 가지를 찾을 수가 있었다. 중산층은 편안한 게 행복이라고 생각하는 반면에 상류층 부자들은 자신을 불편한 상황에 몰아넣어야 놀랄 만한 성취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믿는다는 것이다.

또 중산층은 소득이상의 생활을 하려고 하는데, 상류층은 소득보다 훨씬 덜 쓰며 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또 하나의 차이를 든다면 중산층은 돈을 벌기위해 일을 하는데 상류층은 무엇인가 배우기 위해 일을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중산층은 물건을, 상류층은 돈을 가지려고 한다. 특이한 것은 중산층은 돈이 생기면 우선 소비를 하려는 데 주력한다.

이미 돈이 생기기도 전에 신용카드로 사고를 친다. 그러나 상류층은 물건보다는 돈을 더 좋아한다. 그런 돈을 벌려면 돈을 쫓아가지 말고 돈이 쫓아오도록 해야 한다는 옛말이 있다. 그러나 도무지 돈이 쫓아와 줄 것 같지 않는 사람들에겐 그런 말은 헛소리에 불과하다.

흔히 돈이 쫓아오게 하려면 돈과 관계없이 자기가 좋아하는 일, 자기가 즐기는 일을 하라는 말도 있기는 하지만 하루하루 생계를 위해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일을 해야 하는 사람들에겐 이 또한 마음에 와 닿지 않는 공염불에 지나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성공의 기준을 다른 사람의 눈높이에서 찾으려고 한다. 자신의 인생을 남과 비교하며 남을 기준으로 삼게 되면 남의 시선과 평가에 따라 자신의 인생은 흔들리게 마련이다. 그런 인생은 아무리 부유하고 권력의 힘이 있어도 언제나 불안한 삶을 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얼마 전 서초동에 11억 원대 아파트를 가진 실직 가장(家長)이 부인과 어린 두 딸을 살해하고 도주했다가 자수한 사건이 온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다. 그에겐 집과 예금을 합해 10억 원 가량의 재산이 있었다. 그는 한 때 잘나가던 직장인이었으나 실질 이후 대출을 받아 그 돈으로 매달 집에 생활비로 내놓았다.

그러나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어느 순간부터 꼬이기 시작하자 남 들 만큼 살 수 없다는 좌절감과 분노, 자존심 훼손 등에 괴로워하다 끝내 저질러서는 안 될 일을 저지르고 말았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전설적인 주식 투자자 존 템플턴은 ‘성공론’ 이란 자신의 책에서 ‘성공이란 결과가 아니라 과정’ 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백만장자가 아니라고, 유명인이 아니라고, 자녀가 명문대학에 입학하지 못했다고 그 자녀가 성공하지 못한 것은 아니다. 어린아이가 수학문제를 하나 풀어도 성공이라 할 수 있다. 또 오늘 계획한 일을 미루지 않고 계획대로 해 낸 것도 성공이다. 일상의 생활에서 하나하나 성취해나가는 것도 성공이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사회적 지위로나 소득으로나 한국 사회에서 평균 이상을 달성했다면 그것이 바로 성공 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같은 달성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자기 스스로 자신을 성공하지 못한 사람으로 생각하고 불안한 삶을 산다. 벌써 양띠 해인 을미년 1월도 다 지나간다.

이 맘 때이면 이미 작심삼일(作心三日)의 무기력에 빠져 새해 결심을 무참히 깬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아무리 평범한 인생이라도 예상치 못한 문제들이 분명 생길수도 있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 문제를 바라보며 “이게 뭐야? 재수 없게” 라든가, “왜 일이 이 지경에 이른 거야” 라는 불평을 했다고 치자. 그러면 기분만 더 우울해질 뿐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몸만 버릴 뿐이다.

그렇게 불평을 하기보다는 어떤 상황이 벌어져도 유연하게 대처 할 수 있는 마음가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제 한 달이란 날들이 지나갔지만, 새해 결심이 지켜지지 않았어도 2015년 을미년을 더 나은 한 해로 바꿀 수 있는 기회는 아직도 많다. 새해 결심을 행동으로 바꾸는 것이다.

말은 쉽지만 누구나 경험을 했듯, 행동을 바꾸는 일이란 것이 정말 힘이 든다. 그러나 생각을 바꾸기가 결코 어려운 것만은 아니다. 생각을 약간만 바꾸어도 인생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넓게까지 생각 할 필요는 없다. 하루에 단 3분이라도 오늘 하루의 목적과 그 목적을 달성하기위한 계획을 세워보자. 이렇게만 해도 하루하루의 삶이 달라질 수 있다.

오늘 하루의 목적과 계획만 세웠어도 좀 더 충실하고 효율적인 하루를 보낼 수 있다. 이미 가버린 ‘어제’(과거)에 대해서는 미련을 갖지 말고, 지금(현재)부터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변화의 삶을 바꾸는 것이다. 변화자체란 선악이 없다. 변화를 받아들이는 사람에겐 옳고 그름의 판단이 있을 뿐이다.

생명이 태어나 자라다 늙어 죽는 변화의 과정을 겪듯 변화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성공을 한 사람들이 자신보다 더 똑똑한 것만은 아니다. 그들은 아마도 몇 번은, 어쩌면 수십 번, 아니 수백 번은 바닥으로 굴러 떨어져 삶을 포기하려고도 했을 것이다. 그들이 ‘나’보다 더 많은 돈을 벌고 성공한 것은 어떤 비밀스러운 자질을 갖고 있어서가 아니다.

차이점이 있다면 그들은 수많은 실패의 아픔 속에서도 그 아픔을 이겨내며 반드시 성공 할 수 있다는 강한 믿음이 있다는 것이다. 지금도 그들에 비해 자신이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면 스스로 성공으로 가는 길을 가로막고 있는 것이다. 진정한 성공은 돈을 많이 벌거나, 명예를 얻거나, 권력을 갖는 것을 말하는 게 아니다.

위에서 언급하기도 했지만 성공하는데 필요한 것은 절약이 아니라 위험을 감수하고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알을 품 듯 돈을 품으면 성공 할 것이라는 생각은 착각이다. 진정한 성공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그 일을 기쁜 마음으로 한 사람을 성공한 사람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즐거운 말만 하고 살 수는 없다.

다만 즐겁지 않은 일도 즐겁게 생각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제까지 갖고 있던 성공의 개념을 바꾸고 변화를 받아들이되 중심을 세워 올바르고 정당한 삶을 살도록 노력해야 한다. 아직은 시작이다. 늦지 않았다.

[시인.칼럼니스트.국민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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