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호 한국먼디 파마 대표 "한국먼디파마는 성장 중"

다국적제약기업 CEO 릴레이 인터뷰1

"근래 들어오면서 한국 시장이 글로벌 관점에서 멀어지는 인상을 받는다. 본사에서는 한국의 장점을 다른 나라와 공유해 발전적인 측면으로 살릴 수 있다는 점을 중요하게 평가하는 것 같다."

한국의 제약환경이 정부의 강력한 약가인하 정책으로 메리트를 잃으면서 점차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국내 제약산업의 자력 발전으로 해외 시장 진출의 폭이 넓어지기는 했지만, 다국적제약사에서 보는 관점은 다소 부정적인 것이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의 제약산업은 어떤 발전 경로를 밟아야 할까. 그 궁금증을 풀기위해 역으로 다국적제약사 CEO들을 릴레이로 인터뷰 해 보았다. 그들이 전망하는 한국 시장의 미래와 해결책은 어디에 있을까.

지금부터 그들이 내리는 진단을 살펴보자. 오늘은 그 첫 시작으로 한국먼디파마 이종호 대표를 만나 봤다.

영업사원으로 시작해 다국적제약기업의 CEO가 된 그는 한국먼디파마 대표를 맡아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뤄냈다. 지난해에는 한국과 동남아시아총괄 사장으로 승진, 아시아 무대를 종횡무진하고 있다. 그가 내리는 한국시장의 미래와 전망, 한국먼디파마의 전략을 들어본다.

-한국 제약산업을 어떤 시각으로 보고 있나?

근래에 들어오면서 과거에 비해 한국시장이 글로벌 관점에서 멀어지는 인상을 받는다. 올해(2013년) 한국 시장 2분기 데이터를 보니 -3% 성장세를 보였다.한국 시장이 약가인하로 인해 성장이 주춤하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아는 사실이다. 그와 동시에 아직도 한국 시장은 매력적이고 상당한 규모를 갖춘 시장이다. 한국시장의 절대규모는 13조원이다.

전 세계적으로 보더라도 13~14위권이다. 이런 규모를 갖춘 시장에서는 분명 현재 상태에서 만족 못하는 미충족 요구(unmet needs)가 있다. 

예로들면 만성 통증환자의 절반가량이 치료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는데, 굉장히 낮은 수준의 진통제를 일관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의료용 마약성 진통제의 경우 WHO에서 그 나라의 인구, 유병률, 경제 수준을 고려해 의료용 마약성 진통제의 적절한 사용량을 공개한다.

한국의 경우 실제 사용은 적정 사용량의 10% 미만에 불과하다. 그만큼 소극적으로 치료가 이뤄지고 있다. 그만큼 환자들이 치료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시장이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의료인이나 보건관계자들에게 치료에 대한 환자들의 이점을 잘 설명하면 성장할 수 있다고  본다.

결과적으로 한국 마켓 전체의 성장은 주춤했다고 볼 수 있으나 세부적인 시장을 본다면 시장 사이즈가 워낙 작기 때문에 성장할 수 있는 시장은 분명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한국먼디파마 역시 특화된 시장에서 성장할 수 있는 부분이 분명 존재한다고 믿는다.

-한국먼디파마는 이런 환경에서 어떻게 발전할 것인가?

우리 회사는 다른 다국적기업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다른 단계에 있다고 본다. 한국에 진출한 다국적제약들은 1990년대 말에서 2000년대 초반에 많은 투자를 했다. 한국먼디파마는 그 당시 그렇게 하지 못했는데 그걸 지금 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한국먼디파마 제품들은 스페셜 케어에 가깝다. 이 부분에 대한 크리니컬 언맷 니드가 있고 이를 적극적적으로 투자해 30~40%대 성장을 보이고 있다. 전체 시장 성장률과는 역행하는 단계에 있다.
 
외형적인 성장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한국 조직 역량이 다른 나라에 비해 우수하다. 인재풀이나 회사의 프로세스 측면에서 다른 아시아국가들 보다 앞서 있다. 한국의 장점을 다른 나라와 공유하면 한국이 속한 지역 전체에 어떤 발전을 가져 올 수 있느냐는 측면에서 한국은 중요하다고 평가 받고 있다.

-최근 동남아시아 총괄사장으로 승진했는데, 한국의 성장과도 연관이 있는 것인가?

당연하다. 동남아시아에서는 새롭게 사업을 시작하는 나라가 많기 때문에 한국에서 이룬 조직의 역량 개발이나 인재 확충, 프로세스 구축, 좋은 문화의 창출 등이 다른 나라에도 적용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 있다.
한국에서 이룬 성장을 바탕으로 한 좋은 조직 문화를 여러 아시아 국가들에게 적용하는 것이 회사가 기대하는 바라고 본다.

-그럼 한국먼디파마의 성장 속도는 어느 수준이라고 보는가?

처음 입사했을 때 기대했던 것 보다 훨씬 빠르다. 입사할 당시에는 성장을 하고 있다고 느끼는 수준이었지만 조직의 역량 준비가 잘 되어 있지 않아서 얼마나 성장 할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조직이 한해 두해 커져나가고 역량이 강화되는 모습을 지켜보면 우리가 성장을 유지해 나갈 수 있다는 강한 확신과 자신감이 생겼다.

입사 당시 직원은 80명 수준이었는데 현재 240명이 됐고 평균 연령이 32세다. 젊은 회사이기때문에 더 도전적이고 긍정적이고 활동적이고 열정적인 문화가 형성되었다. 이는 회사 성장과 잘 맞아 떨어지는 듯하다.

-그렇다면 취임 후 가장 역점을 둔 것은 조직정비였나?

두 가지 측면이 있는데, 조직의 정비와 인재 개발이었다. 사실 신제품을 급격하게 출시하기 시작한 것은 2012년 들어오면서이다. 2010년과 2011년은 조직을 정비하고 내부 역량을 강화하고 인재들을 회사로 영입하고 이들을 성장시키는데 집중했다.

이런 준비된 상태에서 신제품이 도입되고 투자가 이뤄지다 보니 빠른 성장이 가능했다고 본다.

-인재개발에 주력했다고 했는데 어떤 점에 강점을 뒀나?

처음부터 직원들에게 크리니컬 파트너 개념을 강조했다. '제약사에서 말하는 영업사원의 역할을 무엇인가', '의료인이 가장 만나고 싶어하는 영업사원은 어떤 사람인가?'를 역으로 생각해 보면 된다.

전반적인 사회 제도나 환경이 윤리적인 사업 관행이 강조되는 시기이다.  이런 시기일수록 우리 회사가 다루는 치료제와 질병 영역에 대해서 의료진과 동등한 수준에서 이야기 할 수 있는 레벨이 되어야 한다.

예를 들면, 의료진이 의료용 마약성 진통제에 대해서 잘못된 인식이나 오해를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우리는 의료용 마약성 진통제들이 환자들에게 어떤 삶의 질을 개선해 줄 것인가 또는 만성통증환자의 경우 어떤 제품이 환자에게 잘 맞을 것인가를 알려 주어야 한다. 장점만 부각 시키는 것이 아니고 단점도 이야기 할 수 있어야 한다.

의료진이 환자 치료의 파트너로 우리 직원들을 인식한다면 기존 회사들이 줄 수없는 다른 가치를 줄 수 있다.

그래서 교육에 굉장히 많이 투자했다. 질환, 제품에 대한 지식, 크리니컬 파트너로 이수해야 할 교육프로그램들을 만들고 현장과 교육의 밸런스를 잘 맞추고, 현장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였다. 그만큼 많은 투자를 감행했다.

-크리니컬 파트너 교육은 어떤 점에 포인트를 맞추고 있나?

조직적인 관점에서 두 가지로 볼 수 있는데, 하나는 교육과 메디컬 기능 강화다.

메디컬 기능 중 MSL(medical science liaison)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MSL은 제품에 대한 좀 더 전문적인 정보와 질환에 있어 많은 지식을 갖고 의료진을 교육할 수 있는 역할을 한다. MSL과 영업사원이 파트너링을 해서 의료진의 교육적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한다.

영업사원들의 교육은 다양한 방식으로 제공된다. 2주에 한 번씩 질환, 제품 교육뿐만 아니라 프리젠테이션스킬, 롤플레잉, 제품/질환에 대한 시청각 자료를 이수하도록 하고 있다.

SFE 관점에서‘영업사원이 어떤 점이 잘 갖춰 졌을 때 효과적이라 할 것인가’라는 점에서 우리가 의사에게 필요한 clinical partner가 된다면 매출은 저절로 따라 온다고 본다.

매출을 올리겠다고 덤벼드는 것이 아니라 우리 제품이 갖고 있는 특정질환에 대한 임상적 특징을 논리적, 과학적으로 전달하면 의료진은 그 치료제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의료진이 어떤 환자에게 적절한 지 따져보고 그 제품을 사용하게 되면, 매출은 따라오게 된다.

-본인도 영업사원 출신인데, MR에게 지양해야 할 점이 있다면 뭐라고 보나?

개인적으로 영업사원들이 하는 말 중 가장 싫어하는 말이 "선생님 한번만 도와주세요"이다. 왜 의사가 우리 직원을 도와야 하는가?

크리니컬 파트너로서 우리 직원이 의료진의 진료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

골프나 여가활동에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라 한국먼디파마 직원이 제공한 정보가 진료에 도움이 된다고 의사가 판단하게 해야 한다. 그래야 환자에게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애초에 협력자로서의 도움이 아닌, 금전적 보상에 대한 이유로 만나게 되면 인간관계에서나 리베이트에서나 잘 못된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이는 우리 회사나 현재 제약시장이 가는 방향이 아니다.

-회사가 주력하는 제품군은 무엇이 있나?

옥시콘틴은 옥시코돈(오피오이드)를 서서히 방출할 수 있는 기술을 접목했다. 이 기술이 바로 콘틴(contin)인데, 콘틴 기술이 없었다면 오피오이드로 치료받는 사람들이 중독이나 심각한 부작용에 노출될 수 있었다.

옥시콘틴은 우수한 효과로 많은 사랑을 받아 왔는데, 변비가 생기는 부분이 있었다. 옥시콘틴의 효능은 유지하고, 변비를 개선한 것이 바로 타진이다.

타진에는 옥시코돈과 날록손이 함께 들어 있는데, 날록손은 항오피오이드이다. 날록손은 장에서 오피오이드가 흡수되는 것을 막는다.

장에서 오피오이드가 흡수되면 장 활동이 느려져 변비가 생긴다.

옥시콘틴 성분인 옥시코돈은 위에서 흡수되면서 진통작용을 나타내고 날록손은 옥시코돈이 장에서 결합을 못하게 하는 것이다.

옥시콘틴을 갈아서 사용하면 부작용이 있는데, 타진은 갈아서 먹더라도 오남용을 막을 수 있도록 갈리지 않게 만들었다. 이와 함께 물에 넣으면 젤리 형태가 되게 해서 코로 흡입하거나 정맥 주사로 놓을 수 없게 만들었다. 굉장히 획기적인 기술을 접목해 세계적으로 이목을 받고 있다.

노스판의 경우, 세계 최초로 1주일 동안 통증을 조절해 주는 패취제인데, 만성통증환자들 중 노인층은 여러 가지 약을 한꺼번에 복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더해 통증치료제를 하루에 두 번 세 번 먹지 않아도 되니 환자의 순응도를 올릴 수 있는 획기적인 제품이다.

-마지막으로 회사 경영자로 계획이 있다면?

기업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회사의 사업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이는 나 혼자해서 되는 일이 아니고,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이 본인 역량을 발휘해야 가능하다.그래서 인재개발이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진행 중인 일이지만, 그 일환으로 한국의 인재들을 다른 나라에 수출하고자 한다. 예전에는 외국 사람들이 한국 지사를 관리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제는 한국 사람이 아시아 전체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

이렇듯 회사도 성장해야하지만, 직원이 성장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드는 것이 꿈이다. 해외에 나가서 실제적으로 한류덕을 많이 보고 있다. 한국에 대한 인상이 예전보다 많이 좋아졌다.

연예계뿐만 아니라 사업측면에서도 한류가 일어나 한국 인재들이 두각을 나타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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