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가 되면 우리의 마음은 지난 한 해를 돌이켜보며 설레는 마음이 된다. 이때가 되면 우리의 마음은 지난 한 해를 돌이켜보게 된다. 이 처럼 한 해를 마감하면서 지난날들을 회고해 보는 것 또한 하나님의 자녀 된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특권이 아닐 수 없다. 흔히 이맘때쯤이면 어김없이 반복적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단어가 있다. 다사다난( 多事多難)이다. 이는 사건과 사건으로 어렵고 힘든 날들의 중첩이었다는 말이다.

지난해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국내외 상황을 돌이켜보면 그야말로 다사다난했던 한 해였던 것 같다. 즐겁고 좋았던 일보다 아쉽고 후회되거나 가슴 아팠던 순간들이 마치 영화 필름처럼 뇌리를 스쳐지나가며 오래도록 선명하게 남는다. 한 해를 떠나보내며 맞이하는 새 해 첫날 아침, 중요한 것은 지난 한 해 동안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이를 계기로 발전적인 자기 계발을 위한 목표를 세우는 것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지난 한 해를 뒤돌아보며 가슴 아파하고 후회하면서도 그런 삶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는 마음이 전혀 없다. 단지 과거로서의 의미만을 부여했을 뿐이다. 돌이켜보면 '다사다난' 이라는 말처럼 어쩜 우리의 삶 자체가 어렵고 힘든 날들의 연속이었는지 모른다. 한 해를 되돌아보는 마음이 이럴 진데 한 생(生)을 돌아보는 마음은 어떨까. 이제 길게만 느껴졌던 2013년 계사년 한 해도 영원히 우리 곁을 떠났다. 그리고 희망찬 새로운 청마(靑馬)의 아침 해를 맞이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난해의 일은 쉽게 지워버린다. 그리고 새 날을 맞이하면서 어떤 삶으로 살아갈 것 인가보다는 얼마나 많은 물질의 풍요와 얼마나 많은 것을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한 부푼 꿈을 설계한다. 그러다보니 연말이 되면 또 후회하고 가슴 아파하게 된다.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죽는 날까지 조직의 관계에서 공생. 공존하는 생명체다. 따라서 사람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의 충족도 조직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런 조직은 나 혼자만이 아닌 둘 이상의 사람들이 모여 이루어지게 된다. 이로서 자연적으로 인간관계가 형성되고 자신의 삶속에 타인과의 관계가 형성되는 것이다.

우리가 성공의 평가기준으로 삼는 명예와 재물은 잃을 수도 있다. 돈을 많이 벌거나, 명예를 얻는 것만이 성공이라 할 수 없다. 하루의 삶이 행복하다고 느껴질 때 그 삶은 성공한 삶이 되는 것이다. 낮아지고, 섬기고, 베푸는 삶이 오히려 더 행복한 삶, 성공한 삶이 될 수 있다. 행복은 마음이 즐거운데서 비롯되고 즐거운 마음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할 때 찾아오는 것이다. 사람마다 처한 상황에 따라 성공의 관점도 달라지겠지만 행복 하고 싶은 마음은 똑같다.

삶이란 결국 줄다리기다. 모든 것을 내게 끌어오려고 안간 힘을 쓴다. 그게 바로 탐욕이라는 것이다. 불변하는 즐거움을 잃지 않으려면 우리는 먼저 소유에 대한 욕심을 내려놓아야 한다. 특히 재물에 대한 욕심은 버려야 한다. 그런 소유에 대한 욕심은 결코 행복한 삶이 될 수 없다. 청마해인 올해는 무엇을 가지려하기보다 갖고 있는 것에 감사하는 마음.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을 갖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그런 삶을 살기위해서는 남보다 부족하다고 불평. 불만. 원망을 해서는 안 된다. 탐욕과 불평만이 가득 찬 마음을 비워야 한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마음에 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맘껏 써도 부족함이 없고 샘물처럼 늘 차고 넘치는 것이 우리에겐 있다. 감사와 사랑이다. 이 세상 모든 생물은 다 변하게 되어 있고 영원하지도 않다. 한 예로 아무리 똑같은 음식이라도 어떤 음식은 발효되고 또 어떤 음식은 부패된다. 발효된 음식은 오래 될수록 맛과 향기를 내며 곁에 두지만 부패된 음식은 오래 갈수록 악취를 풍겨 버릴 수밖에 없다. 우리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이왕지사 이 세상에 살아있다면 발효되는 음식 같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

올 한 해, 우리가 행복한 한 해가 되려면 헌신의 마음을 갖고 작은 욕심을 버려야 한다. 또한 올 한 해는 마음을 바꿔 타인을 길들이려 하지 말고 타인에게 길들려고 하자. 그리고 올 한 해만이라도 상대에게 덕(德) 볼 생각 말고 상대에게 덕을 베푸는 해가 되었으면 참 좋겠다. 남이 무엇을 내게 해주기를 바라기보다 먼저 내가 베풀고 나누는 그런 삶으로 목표를 바꾸자. 늘 경건하고 올바른 사고와 행동만 할 수 없는 것이 우리의 삶이다.

어느 한 곳으로 쏠려 중심을 잃지 않게 적절하게 조율하면서도 사람만이 갖고 있는 정(情)과 아름다운 향기를 풍겨야 하는 삶이기에 하루, 하루가 어려운 삶일 수밖에 없다지만 그런 조절과 참 기쁨이 없다면 어찌 우리가 이 세상에서 아름다운 삶을 산다고 말 할 수 있겠는가. 모든 것에 감사함을 잊지 않고 느끼며 사랑으로 감싸줄 때 이 사회는 아름다운 세상 지상낙원이 될 수 있다.

경직과 이완을 반복하는 삶, 성(性)과 속(俗)이 공존하는 삶. 새 날의 계획도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지난 한 해 동안 나 때문에 혹 상처를 받거나 서운했던 사람은 없었는지, 그리고 고맙다는 말, 미안하다는 말, 사랑한다는 말을 가슴속에 달아두고 미처 하지 못했던 사람은 없었는지를 먼저 돌이켜보고 실천 한 후 새로운 계획을 세우자. 얼마 전 베스트셀러가 된 바 있는 '내려놓음' 이란 책 제목이 생각난다. 올 해는 그 책 제목처럼 모든 것을 내려놓고 마음을 비우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삶의 끝자락에서 또 다시 후회만 거듭하는 청마 해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제 밝아오는 청마의 새 해 아침이 시작됐다. 하나님이 베푸신 은혜에 감사하며 서로를 배려하고 사랑을 풍성히 나눔으로 모두가 행복한 삶을 사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 아울러 모든 사람들이 한 층 더 도약하는 희망 찬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저 멀리 더 높은 곳을 향해 달리기전 청마의 안장 끈이 풀리지 않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시온의 영광이 빛나는 새로운 청마의 한 해를 출발하는 우리가 되자.

[시인.칼럼니스트.국민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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