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개량신약·제네릭 3단계 전략 구사

<중견제약기업 기획인터뷰 6> 유제만 R&D본부장

"말라리아 치료제는 신풍제약이 가는 글로벌제약사 발판의 하나일 뿐이다."

'원료합성에서 완제까지‥" 제약사 본연의 기능을 완벽히 수행하는 중견제약사는 그리 많지 않다. 게다가 WHO에 납품하는 제품을 보유한 회사는 국내서 유일무이하다.

신풍제약의 이야기다. 이 회사 R&D 본부장을 맡고 있는 유제만 박사는 제약업계 살아있는 연구 개발자들의 모델이자 이상형이다.

국내 굴지의 기업에서 글로벌신약, 개량신약, 천연물신약, 제네릭의 탄생에 일조한 그는 얼마 전 신풍제약으로 자리를 옮겨 새로운 품목 연구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오너의 지원이 남다르다"고 신풍제약의 강점을 소개한 그는 회사에 몸을 담을 동안, 심혈을 기울여 하고자 하는 연구개발을 마음껏 하겠다고 했다.

개량신약과 천연물신약, 바이오시밀러에 집중하려는 중견회사들의 행보에는 '경쟁력'과 '경험'을 살려야 성과를 이뤄낼 수 있다고 조언하는 그를 만나 신풍제약의 앞으로 행보에 대해 물어봤다.

다음은 지난 14일 신풍제약 연구소에서 만난 유제만 소장과의 일문일답.

-먼저 피라맥스에 대해 물어보겠다. 신풍제약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 첫 케이스인데.

회사가 창사 이래 원료합성에서부터 완제까지 자체적으로 진행해왔었고, 구충제 쪽을 타깃으로 해서 사업을 진행해 왔다. 그런 과정에서 WHO에서 진행하는 해충 치료제 사업을 듣고 연계해 연구에 참여해 성과를 거둔 것으로 알고 있다.

2009년 WHO가 결핵과 말라리아, 에이즈치료제에 대한 지원 사업을 진행했는데 거기에 참여하면서 피라맥스가 탄생됐다.

이후 식약처, FDA 승인을 받아 현재 해외에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현재 아프리카 3개국, 동남아 5개국에 등록을 진행 중이며 40여 개국에 판매를 시도할 생각이다.

말라리아치료제는 유아, 어린이 환자가 많아 제제를 과립제로 변경하려고 개발 중에 있다. 2015년이면 과립제제 개발이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피라맥스의 성공이 다른 의약품 개발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나.

피라맥스는 임상 1~3상까지 모든 과정을 신풍에서 주도했다. 글로벌 신약의 전 과정을 거치면서 허가에 성공한 첫 번째 사례이고 그런 경험을 다 축적한 상태다.

신약개발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결정'을 내리는 것인데 연구를 하면서 각 단계마다 결정을 하는데 어려움이 따른다.

신풍제약은 피라맥스를 통해 R&D 패키지를 만들고 경험해 보니 새로운 혁신형 신약 프로젝트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졌다는 것이 강점이라 하겠다.

-그럼 피라맥스 이후의 신약 파이프라인은 어떤 것들이 있는가?

퍼스트 인 클래스 개념의 신약개발은 골다공증 치료제(전임상 단계), 뇌졸중 치료제(전임상 완료), 급성심부전 치료제(후보 최적화 단계)를 진행 중이다.

항혈전 치료제가 리드 셀렉션(Lead Selection) 단계에 있으며, 필러, 퇴행성 관절염 치료제, 간염 치료제 등도 전임상 단계에 있다.

개량신약은 복합제, 서방형, 제형변경 등으로 골고루 개발하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2, 3개 의약품을 더 개발하고 있다.

단순 제네릭-퍼스트제네릭-개량신약-신물질신약 등의 과정을 단계적으로 구축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한 상태다.

회사 내부에서는 경쟁력이 확보된 제네릭 10개 품목 이상 발매, 개량신약 5개 품목 이상 발매, 신약 2개 품목 이상 기술이전 및 국내 허가, 새로운 작용기전 후보물질 5개 이상 확 등이 향후 신풍이 해나가야 할 과제들이다.

-신약, 개량신약, 제네릭의 해외 진출에 대한 가능성은 얼마나 보고 있나?

기존 품목에 제제를 발전시킨 유착방지제 메디커튼이 현재 수출 계약을 진행 중이다. 아시아, 유럽, 중동과 긴밀한 수출계약을 추진하고 있는데 조만간 좋은 소식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나라에서 퍼스트 제네릭을 수출하기에는 아직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하지만 미국, 유럽 등 메이저 마켓이 아니더라도 동남아 시장은 진출 가능하다.

메이저 시장은 경쟁력 있는 개량신약이나 혁신신약으로 접근해야 한다. 따라서 세분화된 전략을 갖고 지역 혹은 제품군에 따라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

-해외 진출에는 난관이 많을 것 같은데.

물론 혁신신약을 직접 미국과 유럽에 진출시키는 건 현재로서는 무리다.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개발하려면 초기단계에서 전기 임상을 하고 그 내용을 갖고 글로벌제약사와 공동 전략을 진행해야 한다.

국내 제약사도 규모에 따라 전혀 다르다. 탑 회사와 신풍제약이 속한 중견제약 혹은 중소기업은 각각의 특화된 전략이 필요하다.

리스크는 크지만 짜임새 있는 계획의 자료를 구축한다면 빅파마들은 크게 관심 있어 한다.

우리 회사는 해외에 5개의 합작회사를 보유하고 있고 중국, 베트남, 수단 등 3 곳은 생산공장까지 갖고 있다. 글로벌화를 가장 먼저 진행했고, 그에 대한 노하우가 있다.

-정부 지원 과제를 많이 하는 회사 중 하나다.

맞다. 중견제약기업은 정부 지원 사업이 없으면 사업을 진행하는데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은 받으면서 가야 한다.다만 신약개발은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정부의 지원을 받는 것인데 결과에 대한 판단은 막상 다르다. 신약개발의 평가방법은 성공 실패 여부가 되어서는 안된다. 제대로 연구했는가, 그 연구로 무엇을 성취했느냐가 (평가 대상이)되어야 한다고 본다.

현재 신풍제약은 뇌졸중, 급성심부전 치료제 등에 대한 정부 과제를 진행하고 있다.

-중견제약기업들이 살기위한 대응 방안 모색에 열중이다.

지금 국내 제약사들은 격변기에 놓여 있다고 보면 된다. 국제 무역시 양보산업인 제약이 한미 FTA 및 한EU FTA를 겪으면서 살아남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할 때다.

하지만 회사마다 이에 대응하는 온도차는 크다. 실제로 혁신신약을 열심히 하는 회사는 많지 않다. 대부분 제네릭과 개량신약이 화두다.

제약산업이 수년 안에 끝나는 사업이 아니기 때문에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한데 그런 자세를 별로 보이지 않는다. 제약기업들이 살아남으려면 항상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해 내야 한다.

남들이 다 가는 길을 가지 말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 블루오션을 개척해야 한다. 레드오션으로 가는 회사들이 너무 많다.

국내시장이 한계라는 지적이 맞다. 이제는 글로벌로 가야 한다. 글로벌에서 살아남으려면 제네릭과 개량신약을 통해 캐시카우를 만드는 과정에 들어가야 한다. 지금은 개량신약이 마치 목표가 되는 상황이 있는 것 같아 답답하다.

신풍은 혁신신약에 대한 부분을 많이 개발하고 있다. 신풍의 장점은 미래를 대비한 R&D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게 하나하나 가시화되고 있다.

-국내 중견제약기업들에게 하고자 하는 말이 있다면?

제네릭과 개량신약이 한국에서 승인을 받고 판매가 되고 있지만 이런 접근법이 최종 목표가 되서는 안된다. 혁신 신약을 우리가 만들어서 가는 것이 최종 목표이고 가장 중요한 것은 개량신약의 글로벌화다.

누가 먼저 하나를 이뤄놓으면 다 같이 가려고 하는데 그것은 블루오션이 아니다. 제약업계에서 이런 부분을 생각하고 가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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