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시카우 사업 기반 조성 필요…신사업 개척에 주력해야

<중견제약기업 기획인터뷰 4> 이양구 동성제약 사장

'과장형 사장'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이양구 사장은 2세 경영인으로는 특이한 길을 걸었다. 입사 초기 공장에 내려가 원료생산에서부터 제조, 특허, 공법 등 다양한 '생산 경력'을 쌓았고 본사에 들어와서는 영업과 마케팅, 심지어는 판촉에 직접 나서며 '필드 경력'을 쌓았다.

직접 경영에 참여하면서도 그의 발품팔이는 지속된다. 돈벌이가 된다 싶은 사업은 본인이 직접 연구하고 경험하면서 진행 여부를 결정한다.

때문에 회사 내부의 이견도 많다. 그는 '반대가 있어 오기가 생기니 어떻게든 성공하게 만들고, 애초에 안 되는 사업은 시작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다른 2세 경영인처럼 공부와 유학, 해외지사 경력의 수순을 밟지 않고 맨발로 뛰어온 만큼 연구와 탐험정신을 살려 회사를 운영해 나가겠다고 했다.

이양구 사장이 운영하는 동성제약은 그래서 탄탄한 성장 발판인 염모제사업과 의약품 사업, 신사업 부분인 LED에 균형을 맞추고 있다. LED 사업에 기반을 둔 광역학 치료(PDT, Photo Dynamic Therapy)와 그보다 발전된 음향역학치료(SDT, Sono Dynamic Therapy)에도 집중하고 있다.

안정적인 사업은 현재보다 더 품질이 좋게 가면서 경쟁력을 쌓아가고, 새로운 사업을 통해 차후 제약시장의 변화에 대비하겠다는 자세다. 이양구 사장은 "아버지에게 부끄럽지 않은 회사를 보이고 싶다"고도 했다. 그래서 신사업 개척에 조심스럽지만, 중견제약기업이 제대로 갈 수 있는 방향을 선택하겠다고 했다.

'아버지 세대의 유산'을 이어가면서 회사의 생존을 위해 고심하고 있는 중견제약기업의 2세 경영인 이양구 사장을 만나 동성제약의 운영방안과 신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동성은 기존 제약기업과는 다른 방향으로 가는 것 같은데?

우리는 사실 전문약 시장에 늦게 진입했다. 그래서 우리의 특성을 살려야겠다는 의지가 있었다. 그런 것이 화장품사업으로 이어졌고 농진청과 연계한 연구 결과들을 화장품들에게 접목해 히트를 쳤다.

봉독이나 누에고치를 이용한 화장품이 성공하면서, 천연물을 가지고 사업을 이어가야 한다는 생각은 늘 하고 있다.

지금 상황에서 정부 정책을 볼 때 약가는 떨어질 뿐 올라가진 않을 것이다. 신약을 해도 높게 받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때문에 개량신약쪽을 생각하고 있다.

현재 연구하는 것은 인슐린 부컬스프레이로, 주사제를 스프레이 형태로 만들어 편의성을 높인 것이다. 미국에서 임상 3상을 하고 있는데 결론이 나오면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

-동성제약의 파이프라인을 소개해 달라?

우리회사 포션이 전문약과 일반약을 포함한 의약품 부분이 48%, 염색약이 35%, 식품과 화장품이 나머지 포션을 차지하고 있다.

내가 보기엔 중소제약사 중 의약품 포션이 큰 곳은 미래가 없다고 본다. 나름의 발전 방향이 있어야 하는데 우리는 모토를 'Health from natuer'로 삼았다.

화장품으로 시작했지만  천연물과 신사업을 통해 인간의 질병을 위한 기업으로 가겠다는 목표다.

최근 시작한 사업은 LED사업을 시작하면서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광역학 치료(PDT, Photo Dynamic Therapy)다. 지난달 서울에서 열린 국제광역학학회 국제학술대회에서 메인스폰서로 참여해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PDT는 약물과 빛의 조합에 의해 질병을 치료하는데 특정 파장대 레이저와 광감각제를 이용해 고형암에서 부터 피부미용, 여드름, 바이러스 감염과 창상치료 등을 치료할 수 있다.

적용범위가 넓어 개발 방향을 정하고 있고, 그 첫 시험대에 선 것이 광과민제 ‘포토론’(Photolon)을 주입해 자궁경부암을 치료하는 것인데 현재 임상을 진행 중이다. 조만간 결과가 도출될 것이다.

이와 함께 PDT의 한계인 빛을 극복, 소리와 음감제를 사용해 종양을 치료하는 음향역학치료(SDT, Sono Dynamic Therapy)를 개발할 계획이다. PDT에 커큐민(강황)이 결합된 SDT 약물을 개발하기 위해 약물을 합성하는 막바지 단계를 진행하고 있다.

지금은 SDT 약물 합성단계에 거의 다 와있다. 합성이 성공하면 전임상에 들어가는데, 라이센스 아웃을 할 계획이다. 이번 국제PDT학술대회에서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우리가 치료분야에 관심을 두고 있는 부분은 자궁경부암, 뇌종양, 황반변성이다. 현재 자궁경부암, 자궁경부상피내종양 등에 대한 임상을 준비 중이다.

SDT가 희귀의약품으로 허가 받자마자 자궁경부암 임상에 착수할 것이다. 수술, 항암제, 방사선에 이어 PDT가 제4의 암치료 요법이 되도록 정형화할 것이다.

봉독은 항바이러스 효과가 있어 임상 진행을 준비 중이고 백신으로 만들어볼 생각이다. 또 아토피와 여드름 원료 의약품으로 등재하려고 생각 중이다.

-R&D 투자는 어떻게 하고 있나?

우리의 출발은 염모제였고 정로환으로 성공해서 제약 시장에 진입하게 됐다. 의약분업 이후 전문약시장에 집중했지만 신약개발과 개량신약쪽에 포커스를 맞춰야겠다고 판단했다. 신사업 역시 이런 상황에 의해 생각하게 된 것이다.

인슐린 스프레이와 PDT 자체 개발, SDT 약물 개발을 하면서 염모제 시장의 신제형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때문에 과거보다는 투자를 많이 늘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정부 과제에 많이 참여하려고 한다.
부족한 부분은 펀딩을 받는 쪽으로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결국 지금 연구 중인 치료제들을 라이센스 아웃하는 방향으로 가게 될 것이다.

-신사업인 LED사업의 진척사항은 어떻나?

LED사업이 우리 회사 틈새시장에서 위기 방어책이 될 것이다. 사실 LED사업은 PDT를 개발하기 위해 시작된 사업인데 해외로 진출하는데 성과가 있어 지속적으로 이어나갈 생각이다.

현재 말레이시아, 아르헨티나, 필리핀에 대리점을 냈고, 부품을 수출하고 있다. 핵심부품을 수출해서 현지에서 완성하는 방식인데 현지 반응이 좋다. 올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갈 생각이다.

-동성제약의 지향점은 뭔가?

사실 업계 순위에는 관심이 없다. 나의 목표는 소비자에게 있다. 소비자가 만족하는 제품을 만들어 제공하는 회사로 기반을 삼고 싶다.

또 올해가 창립 56주년인데 '100년 기업'을 만들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토대가 튼튼해야 될 것 같다.
아버지가 토대를 든든한 지원을 받으며 해왔고 그 때문에 버텨나갈 수 있었다. 이제는 제대로 가기 위해 이질적인 사업이라도 성공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갈 것이다.

나는 나를 '과장형 사장'이라고 하는데 아버지 밑에서 20년 동안 일하며 주변의 불만과 이견을 보며 판단은 결론적으로 오너가 내려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필드에서 경험하고 판단을 내려야 하는데서 과장이 스스로 된 것이다.

하나라도 다져놓고 가려다 보니 과정이 됐다. 결정이 내려지면 사업이 속도 있게 진행되니 오히려 장점이 되는 것 같다.

오래된 회사이다 보니 관심을 두지 않은 분야가 직원의 역량 개발과 시스템 구성이었다. 이런 부분에도 관심을 두고 투자를 할 것이다.

내가 제조메이커이기 때문에 내 기본은 제품에 있다.

화장품 식품은 내가 먹어보고 발라봐야 런칭이 된다. 연구실장 다음으로 제품에 대해 많이 안다. 제품 교육도 내가 한다. 제품의 자부심이 있어야 한다는 게 나의 지향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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