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형 개발, 연타석 홈런…향후 먹거리 '대사체' 포커싱

<중견제약기업 기획인터뷰 3> 전홍렬 CTC 바이오 부사장&연구소장

전홍렬 부사장은 CTC바이오의 아이디어 뱅크다. 연구원으로 시작해 두 세 곳의 굵직한 국내 제약사를 거쳐 CTC바이오 설립에 기여하고 현재는 회사의 '기술'을 판매하기 위해 마케팅에 직접 나서고 있다.

새로 나온 '의약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고, 신제형 또는 원천기술을 '세일'하고 있다. 완성된 제품을 팔지 않기 때문에 CTC바이오는 영업인력이 많지 않다. 연구원이 회사의 40%를 차지하는 이유다.

원천기술을 판매하기 때문에 회사는 연구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새로운 제형을 연구하고, 신약 물질을 개발하는  중견제약기업의 롤모델 'CTC바이오'가 테바의 러브콜을 받는 이유다. 

현재 유수의 다국적제약기업들이 '필름형 제제'에 대한 판권 계약을 체결 중이거나 체결을 완료한 상태다. 더 나아가 제법 특허를 피하는 방법으로 시장 진입에 성공하고 있어 글로벌시장 진입도 나름의 진척을 보이고 있다. 

필름형 비아그라, 필름형 조루증 치료제, 발기부전치료제와 조루증치료제를 합한 복합제까지 '해피드럭 3총 세트' 완성도 마무리 단계다.

이제 '제대로' 원천기술을 팔고 수익을 안정화 시키는 일만 남았다. 매년 새로운 연구를 시작해야 하기 때문에 '맨 땅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CTC바이오의 사업 전략을 전홍렬 부사장을 만나 들어봤다.

-CTC 바이오의 전략은 참 신선하다. 기존 제약사와는 다른 형태로 가고 있는데.

회사에서 유일하게 영업하는 사람이 나 밖에 없다. 종업원 수 200명 중 연구 인력이 40%나 된다. 새로운 제형과 신물질을 개발해야 하기 때문에 노하우가 많은 연구원들과 신입연구원들이 유기적으로 조화롭게 업무를 진행한다. 그래서인지 이직률이 0%에 가깝다. 이미 실패한 연구에 대해 연구원간 소통이 원활하기 때문에 연구 진척이 빠르게 된다.우리 회사의 전략은 '기술 개발'과 '라이센스 아웃'에 맞춰져 있다. 때문에 연구원들은 연구 과제가 주어지면 '연구'만 하면 된다.

지금 진행 중인 사업은 약물전달과 복용순응도 개선에 핵심을 맞춰 진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발효 및 배양기술, 미세코팅 기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원천기술을 만들어 판매하는 구조인데, 개량신약과 신제형에 초점을 맞춘 이유가 있나?

보험약가 쪽으로 반사적 이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걸 기대하고 시작하지 않았지만 한국에서는 개량신약에 약가를 인정하지 않나.

제법 특허를 피하는 방법으로 시장에 진입하고 있고 또 그렇게 하기 위해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시작은 특허를 어떻게 피하느냐에서 나왔다. 그래서 용도변경, 제형변경, 복합제 등에 주력했다. 때문에 우리는 원천기술을 만들어 판권계약을 맺고 임상시험에 따르는 시험비를 판매하는 회사에 펀딩 받고 하거나 우리 비용으로 하는 구조로 돼 있다. 위험부담을 연구하면서 줄이는 구조다. 개발이 완료됐거나 완료되는 과정에서 로얄티 계약을 맺기 때문에 보호막이 두개 정도는 있다고 보면 된다. 

복합제 개발에도 주력하는 이유는 환자들의 복약순응도를 높여야 한다는 시장의 요구가 있기 때문이다. 발기부전치료제와 조루증치료제를 한 알에 넣고, 그걸 쪼개서 먹던가 한 알로 해결하던가 하는 쪽으로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히트치고 있는 것이 필름형(ODF)인데, 처음엔 복용순응도를 높이기 위해 고령자와 소아에 초점을 맞추고 개발했다. 그런데 시장에서는 발기부전치료제쪽에서 반응하더라(웃음).

(시장에서)의외의 반응이 좋고 대게는 해피드럭(주로 발기부전치료제)을 만들었거나 만드는 회사들에게 '러브콜'을 받고 있다.

-필름형 제제는 이미 시장에서 많이 판매된 것으로 아는데.

현재의 핵심기술이 ODF(필름형제제)다. 실제로 발기부전치료제쪽은 거의 모두가 필름형제제 기술을 사려고 하거나 고민 중에 있다. 그러나 필름형제제는 사업 중 하나일 뿐이다. 앞으로도 필름은 파트로 진행하며 OTC약물에서 어린이 영양제나 그 외의 분야에 접목해 가고 싶다.

대중들에게 필름형제제가 익숙하지 않은데 홍보를 해서 필름형제제의 편리함을 알리면서 CTC바이오의 이름을 알리고 싶다.  

차세대 먹거리가 뭐냐고 묻는다면 복합제라고 할 수 있다. 아까 말했듯 발기부전과 조루증치료제의 복합제, 나프록센과 PPI 등 시장에서 복합이 필요한 약물에 대해 복합제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대사체는 차후 우리의 먹거리다. 기존 약물 효과를 장기 지속하는 기술인데 현재 연구를 진행 중에 있다. 약물마다 기전을 어떻게 달리해서 접근할 지 연구하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도 임상에 들어간 것들이 몇 개 있는데 신약에 준하는 신속심사를 해줘 전망이 밝다. 기대를 걸고 있는 분야다.

대장내시경용하제도 개발 중에 있다. 환자들이 대장내시경을 하면서 장청소를 위해 4리터나 대장내시경용하제를 먹어야 한다. 환자에겐 너무 고역이다. 이걸 2.4리터로 줄이는 기술을 개발했고 허가 과정에 들어가 있는 상태다.

방향은 특허를 빠지면서 갈 수 있는 분야를 다시 정리해서 접근 방법을 찾아보는 것이다. 그것이 우리의 지향점이다.

-이렇게 다양한 분야를 어떻게 진행하나?

절심함이 있기 때문이다. 동물의약품과 인체의약품을 함께하는 회사지만 독립채산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목표가 뚜렷하다. 

실질적으로 팔 제품이 없기 때문에 연구소재를 바로 찾아야 한다. 현재까지 70여개 약물을 개발했지만 누구도 기억을 못한다. 그러나 제품 개발 속도는 나날이 향상되고 있다. 연구의 방향전환도 빠르다. 가능성이 없으면 바로 접는다. 연구 경험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에 판단이 빠르다. 우리의 장점이이다.

-팔 품목이 없어서 허전하진 않나? 기술계약이라는 건 로얄티가 있지만 손에 잡히는 게 있어야 하지 않나?

회사 내에서도 영업조직을 만들고 제품을 직접 판매하자는 이야기가 왕왕 나온다. 그러나 영업을 하는 순간 연구를 현재처럼 지속하긴 힘들다. 우리 회사의 강점이 사라질 수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이렇게 갈 것이다.

연구역량이 확대되고 있고, 기술에 대한 개런티가 이제 제대로 들어오고 있기 때문에 내년에는 해외에서 연구를 시작하려고 한다.

지금 많은 회사들이 '해치 왁스만' 때문에 입도선매식으로 하는데 자료 독점권은 원료의 생산기지를 이용해야한다. 우리는 적극적으로 이걸 이용할 생각이다.

-신약개발에 대한 계획은 없나?

연구중심 회사인데 당연히 그 길을 가야 하지 않겠나. 지난해 유상증자를 그래서 한 것이다. 허가를 진행 중에 회원사를 모집해서 향후 모든 개발 비용을 우리가 내고 허가 끝나기 직전에 거래처를 모으려고 한다. 신물질에도 나름 접근하고 있다.

-한때 테바가 인수한다는 설이 난무했었다.

그 얘기가 나온 배경을 알고 있다(웃음). 중요한 이야기는 아니니까 접고, 테바는 우리같이 신제형을 연구하는 회사가 필요했던 것 같다. 그래서 현재 엔테카비어 외에 3가지 계약을 체결했다.
테바입장에서는 판매법인 외에도 연구개발하는 현지 회사가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지 않았겠는가. 지분 투자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지만 우리가 받지 않았다.

우리회사도 각각의 회사가 들어와 실사를 하면서 개별로 계약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카탈란트와 같이 글로벌 시장을 타겟으로 원료를 대량확보 생산하거나 판매하는 구조로 가고 싶다.

그래서 준비 중이고 해외 CRO 회사도 알아뒀다. 우리가 설비를 갖추고 빅파마가 투자하고 생산은 카탈란트가 하는 구조로 갈 것이다.

나머지 국가에는 직접 생산기지를 세우는 방법으로 접근할 생각이다. 현재는 터키와 협약을 위해 논의 중에 있다.

-앞으로 CTC바이오가 갈 방향은 뭔가?

빅파마, 그러니까 화이자와 GSK같은 회사는 직접 연구하는 것 보다 벤처나 연구소에서 연구한 것을 심사하는 연구소가 일반 자사 연구소의 크기보다 5배나 크다고 한다.

외부로부터 오는 소스를 고르는데 투자를 더 한다는 것이다. 우리도 그런 방향으로 가고 싶다.

우리의 목표는 일본과 미국과 같은 시장에 연구소를 직접 세워 운영하는 것이다.

글로벌 임상을 한국에서는 할 수 없다. 그렇기에 해외에 나가고 싶은 것이다. 연구 위주로 간다는 것은 한국에서 힘들다는 말과 같기 때문이다. 생산기반은 여기 있더라도 연구소만큼은 해외에 짓고 싶다. 처음으로 진입할 시장으로는 호주를 보고 있는데 다양한 인종이 있기 때문이다.

-올해 창립 20주년인데, 향후 10년의 목표를 세웠나?

정확히 30주년에 얼마의 매출을 올리겠다고 발표하면 주주들의 전화가 폭주하더라(웃음).앞서 10주년 때 20주년에는 매출 목표를 1200억원 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목표를 달성했다.

아직까지 기반은 동물의약품이 더 크다. 그러나 이익구조는 1:1이다. 지난해부터 탄력을 많이 받아 영업이익을 60억원이나 냈다. 나름대로 선방했다고 생각한다.

회사는 성장을 위해 있다. 내년이나 10년 후는 당연히 지금보다 커 있지 않겠나. 올해보다 내년은 더 좋아질 것이다. 이미 68개국과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하반기에 실사를 들어오는 회사가 30개사나 된다.

결과들이 좋게 나온다면 앞으로 매출 목표는 (공개하진 않았지만) 긍정적이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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