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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본분(本分)은 무엇일까?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내가 마땅히 해야 할 가장 중요하고 또 그 근본이 되는 일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내가 어떻게 해서 이 세상에 태어났는지? 왜 살아가고 있는 건지? 이런 것들을 모른다면 나의 본분이 무엇인지를 모를 것은 당연하다. 나는 왜 태어났는가? 그리고 왜 살아가고 있는가? 직업을 갖고 일하기 위해? 아니면 그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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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원
2011.04.14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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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참 좋은 소리가 많다 산에서 듣는 나뭇잎 소리. 먼 절간에서 들려오는 종소리, 새벽녘 골목에서 들려오는 개 짓는 소리, 저녁 식탁에서 그 날의 자질구레한 일들로 조잘거리는 아내의 목소리도 듣기에 편한 소리다. 조선시대 명재상 백사 이항복은 ‘동방화촉(洞房華燭) 좋은 밤에 가인(佳人)이 치마 끈 푸는 소리’가 세상에서 제일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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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원
2011.04.07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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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세상 사람들은 고(苦)가 닥치면 무조건 벗어나려고 만하지 그 고의 참된 원인을 살펴 해결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래서 한 가지 고에서 벗어난다 해도 또 다른 고가 닥쳐오는 것을 피할 길이 없다. 흔한 말로 산(山)넘어 산이다. 지금 우리가 늘 접하는 경계들은 사실 탐욕에서부터 비롯된 모든 행위의 결과다. 그렇다보니 ‘나’(自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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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원
2011.03.31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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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은 선택할 수 없으나 그 운명을 맞이하는 태도는 선택할 수 있는 것 같다. 외국인들이 속속 일본을 떠나는데 반해 일본인들은 쓰나미가 휩쓸고 지나간 집터로 다시 돌아와 밥을 지어 먹고 있는 장면이 방영되는 것을 보았다. 더욱이 자연의 대재앙 앞에 망연자실하면서도 슬픔을 가슴속 깊이 억누르며 참아내는 일본의 국민성을 보면서 운명을 맞이하는 태도는 얼마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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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원
2011.03.24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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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이 사는 거 보면 다 수월하게 사는 것 같은데, 내가 사는 일은 모두가 제대로 안 풀리고 힘들다며 낙심하고 좌절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또 나보다도 더 부족한 것 같은데 나보다 더 잘되는 것 같다며 세상까지도 원망한다. 이런 생각은 전부 마음의 조작에서 이루어진다. 왜냐하면 잘못되는 것도 마음에서 나오고 잘되게 하는 것도 마음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빛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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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원
2011.03.17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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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에 ‘학이시습지 불역열호, 유붕자원방래 불역낙호, 인부지이불온 불역군자호’(學而時習之 不亦說乎, 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 人不知而不? 不亦君子乎)’ 라는 글이 있다. 이를 두고 다산은 배우고 익힌다는 ‘학이시습’을 학은 지(知)이고 습은 행(行)으로 해석해 지행겸진(知行兼進)으로 해석하여 자신의 완성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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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원
2011.03.11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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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절감에 빠져 오늘도 괴로운 삶을 살고 있는 벗에게 이 글을 올린다. ‘닉 부이 치치’ 신드롬이 지구촌에 희망의 불꽃을 피운 적이 있었다는 것을 기억하는지 모르겠지만 그는 두 팔과 두 다리가 없는 불구자로 이 세상에 태어났다. 어쩌면 이 세상에서 가장 비참하고 어둠속에서 죽는 날만 바라보며 버림 받은 삶을 살아가야 할 사람이었다. 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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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원
2011.03.0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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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소중한 것은 잃어버리고 난 뒤에야 비로소 알게 된다. 내 손안에 있을 때는 그것의 귀함을 알 수 없었지만 그것이 없어지고 나면 그제 서야, 사람들은 아! 하며 아쉬워한다. 누구라도 이 세상을 살다보면 이 같이 무엇인가를 잃고 나서야 소중함을 깨닫게 되고 아쉬워한다는 것이다. 사람이란 그런 것 같다. 항상 손닿는 곳에 있을 때는 소중한지를 느끼지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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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원
2011.02.25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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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서 채우지 않아도 늘 끊임없이 채워지고 넘치지도 않는 것이 있다. 바로 우물이다. 우리에겐 다소 생소해진 우물이지만 그런 우물에 물을 채워 넣고 물을 다시 퍼마시는 어리석은 사람은 이 세상에 아무도 없다. 그저 끊임없이 폴폴 샘솟는 우물물은 계속해 퍼 마시기만 한다. 한 바가지를 퍼도, 열 바가지를 퍼도 늘 그대로다. 넘치지도 않고 또 줄지도 않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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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원
2011.02.17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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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 시계의 분침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리는 고요한 시간. 창 밖에서 들려오는 차량소리도 멈춘 지 이미 깊은 밤. 모친과 딸과 사위, 그리고 외손녀까지 썰물처럼 모두가 떠난 고요한 밤. 가만히 음력 초하루인 오늘 하루를 되돌아보았다. 똑같이 해와 달이 뜨고 지는 하루다. 지난 세월, 내 삶이 너무 버겁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오늘 하루도 무사히 보냈구나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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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원
2011.02.07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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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유대인과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종교적 갈등을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 ‘용서’ 가 국내 극장에서 방영된 적이 있었다. 이 영화의 특징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영토분쟁으로 테러와 전쟁이 일어나고 있는 가자지구의 사람들 중 크리스천인으로 개종한 100여명을 대상으로 인터뷰하는 형식으로 진행 되었는데 이들은 개종한 이유 하나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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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원
2011.01.24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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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세상 돌아가는 것을 보면 같은 시대, 같은 나라에서 살고 있으면서도 어쩌면 저렇게 사고가 다를 수가 있을까 하는 한심한 생각이 드는 때가 많다. 특히 방송매체를 보면 여야 정치인들이 그렇고 또 각종 토론프로에 참석한 사람들의 경우 상식을 떠나 사고가 어쩌면 저렇게도 일치 되지도 않고 상반된 이견을 보이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이 같은 생각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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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원
2011.01.13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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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가 바뀌고 세상이 바뀌면 말도 바뀌게 된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어떤 말은 새로 널리 쓰이는 가하면 또 어떤 말은 잊혀져간다. 한 예로 우리 주변에서 우물을 잘 볼 수 없게 되면 우물이란 말은 물론 물을 푸던 두레박이라는 말도 함께 사라지게 된다. 반대로 컴퓨터나 인터넷이 크게 유행하면 그와 관련된 말들이 널리 자주 사용된다. 우리 사회에서 대형 사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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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원
2011.01.06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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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가 저물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정치적 불안, 경제적 불안, 사회적 불안은 연속이다. 더욱이 천안함 피침에 이어 연평도 폭격과 구제역 재난 등 들려오는 소식들로 우울한 연말을 보내고 있다. 이런 상황에 이르다보니 남을 탓하는 미움의 공백을 제외하고는 탈진한 상태다. 2500년전 이 세상에 살았던 노자의 글 중에 요즘 세태에 걸 맞는 글이 있어 인용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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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원
2010.12.30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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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쌀쌀하다 싶더니 어느 덧 한 해를 마감하는 12월로 들어섰고 벌써 내년도 카랜다가 선을 보인다. 흔히 새털 같은 많은 날이란 말을 쓰기도 하지만 분명한 것은 하루에 아침 해가 두 번 뜨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 번 흘러가면 다시는 오지 않는 게 세월 (年)이며 젊은 날 또한 돌아오지는 않는다. 그래서 청춘은 다시 돌아오지 않으니 세월을 헛되이 보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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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원
2010.12.23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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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붐비는 충무로 한 복판에서 상점을 운영하는 사람이 있었다. 꿈을 가지고 열심히 일을 해서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자부도 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그 가게에 원인 모를 불이 나면서 값비싼 물건들이 모두 불에 다 타버리고 말았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혀를 차며 동정의 눈길을 보냈다. 그런데 그 다음 날 아침 검게 그을린 가게문에 다음과 같은 글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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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원
2010.12.09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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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의 고통은 나를 성장시키려는 내면의 가르침이다.” 어느 스님의 법어에 나오는 글귀다. 고통이 고통스러운 이유는 내게 닥친 이 현실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고 또 그 자체를 인정하고 싶지 않은 마음에서 생기는 것이다. 그런 것들로 인해 느끼는 아픔에 대해 우리는 고통, 불안정, 불행이란 이름을 붙여놓는다. 반대로 내 자신이 흔쾌히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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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원
2010.12.02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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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조심해 하라는 뜻의 구시초화지문(口是招禍之問)이란 말이 있다. 입은 화를 부르는 문이란 뜻으로 경망스럽게 함부로 입을 놀리면 화를 불러일으키니 입조심을 하라는 것이다. 모든 집에는 문이 있다. 모든 사람은 이 문을 통해 들어오고 나간다. 우리 몸에서 이 문에 해당하는 것이 바로 입이다. 이 입을 통해서 우리의 생각과 사상이 밖으로 나가는 것이다. 한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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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원
2010.11.25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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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또한 지나가리라” 본래 이 말은 유대경전 주석서인 미드라쉬(midrash)의 다윗 왕의 반지에서 유래된 말이다. 다윗 왕이 어느 날 궁중의 세공인을 불러 명했다. “날 위해 아름다운 반지를 하나 만들되 거기에 내가 전쟁에서 큰 승리를 거두어 환호할 때 교만하지 않게 하고, 내가 큰 절망에 빠져 낙심할 때 결코 좌절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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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원
2010.11.18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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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목요일마다 친분이 있는 몇몇 목사님들하고 산행을 한다. 산행을 한다는 게 말처럼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고행이다. 그러나 그 고행을 스스로 자처하고 대자연의 맑은 공기를 마시면서 좋은 만남을 생각하면 그 고행의 시간은 즐거움의 시간이 된다. 즐거운 마음으로 받아드리기 때문에 고통마저도 행복해지게 되는 것이다. 관악산 정상에서 내려오는데 등산화를 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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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원
2010.11.12 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