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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수요일만 되면 늘 그랬듯이 목요칼럼을 준비하기 위해서 몇 시간에 걸쳐 고민을 한다. 소재가 없어서가 아니라 너무 많아서다. 그만큼 이 사회가 혼돈의 사회가 되어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어떤 주제로 써야 할 지 사건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또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세밑 ‘교수신문’ 이 선정한 올 사자성어 ‘엄이도종(掩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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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원
2012.02.03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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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고유의 명절인 ‘설’을 맞이하면서 너 나 할 것 없이 모두가 들 뜬 기분이 된다. 또 이맘때쯤이면 고향을 찾는 차량들이 밤이 깊어지도록 빨간 실선으로 줄을 잇고 달린다. 또한 설날 아침에는 조상들의 넋을 기리며 차례를 지내기도 하고 오랜만에 만난 부모, 형제, 친지, 친우들과 즐거운 마음으로 덕담을 나누면서 복 된 한 해가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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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원
2012.01.25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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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사회가 역사를 외면하지 않는 이유는 어쩜 그 역사를 통해 과거의 실패와 아픔을 되풀이 하지 않는 교훈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간혹 사극(史劇)을 보면서 느낄 수 있는 것은 드라마의 줄거리가 하나같이 권모술수와 밀실에서의 음모로 무자비하게 정적(政敵)을 쓰러뜨리고 정권을 탈취하는 등 한 번 잡은 정권을 놓치지 않으려고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이야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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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원
2012.01.19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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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들어서 신년교례회다 뭐다 해서 각종 모임에 참석하면서 묘한 내 마음의 움직임을 감지할 수가 있었다. 모임이 있기 전 그 모임에서 만날 지우와 동문들과 벌어질 상황에 대해 어떤 설레는 마음으로 기대를 갖고 참석을 하게 된다. 그러나 막상 모임이 끝나고 귀가를 할 때면 뿌듯한 마음 보다는 늘 미묘한 허탈감에 빠지는 경우가 더 많다. 모이고 흩어지는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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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원
2012.01.12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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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향백리(花香白里)요, 주향천리(酒香千里)” 이 말의 뜻은 ‘꽃향기는 백리요, 술 향기는 천리를 간다.’는 것. 흔히 꽃 보다 술 한 잔이 더 생각나는 시끌시끌한 연말도 이제 다 지나갔다. 돌이켜보면 어느 핸들 그렇지 않은 해가 있을까마는 신묘년 토끼띠인 지난해는 유난히 다사다난했던 해인 것 같다. 국내외를 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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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원
2012.01.05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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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로 각박해지는 세태와는 달리 구세군 자선냄비에 역대 최고액인 47억 원이 모금 됐다. 이는 지난해 42억1500만원에 비해 5억 원이나 증가 된 모금액이다. 다행스럽게도 우리 주위에는 기부 천사로 불리는 가수 김장훈 씨나 얼마 전 고인이 된 김우수 씨처럼 불우한 이웃에게 따뜻한 나눔을 몸소 실천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경우 이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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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2.29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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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사람들은 즐겁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이라고 말을 한다.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즐겁게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즐거움이 행복을 연계 할 수 있다. 그러나 즐거움이 끝나고 나서도 자신이 한 일이 건전하지 못하거나 남에게 도움을 주지 못하거나 사회에도 떳떳하지 않은 즐거움이었다면 그 순간의 즐거움 뒤에는 꼭 후회가 오기 마련이다. 그래서 순간의 즐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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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2.22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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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이야기지만 서울 강남의 개발 붐을 타고 부동산 투기 바람으로 일약 떼 부자가 된 사람들이 편리하고 값비싸고 넓고 좋은 아파트를 사려고 난리를 피운 때가 있었다. 또 좋은 학군을 찾아 강남으로, 강남으로 모여 든 때가 있었다. 그 당시 유행하던 말 중에 하나가 “아직도 강북에서 사시나요?”다. 다분히 비꼬고 천시하는 뜻과 자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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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원
2011.12.15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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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의 한 해가 서녘으로 저물어가고 있다. 또 한 해가 덧없이 흘러가고 있다. 나는 보낼 준비가 전혀 되어있지 않은데 세월은 무심하게 날 뿌리치고 흘러만 간다. 육체도 정신도 그리고 나의 혼신인 글까지도 흘러간다. 아직도 채워야 할 것은 너무나 많은데... 그냥 빈 수레로 시간은 내달리고만 있다. 아직도 마음은 아쉬움을 달래는데 철없는 아내는 어디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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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원
2011.12.08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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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의 말씀에 사람이 셋이 모이면 반드시 그 중에 스승이 있다고 했다. 사람에게 배움, 즉 인간교육은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그래서 인간은 다른 동물과는 달리 태어나면서부터 죽을 때까지 배움의 연속 속에서 살아간다. 이런 노력을 통해 우리 사회는 선의와 질서 있는 사회를 이루어 나가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중요시되는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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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2.01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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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바람에 무수히 떨어진 낙엽이 거리를 덮고 있다. 그 계절은 그렇게 가고 온다. 자연의 이치? 왜 그럴까? 여름의 속성, 겨울의 속성이 본래 비어있기 때문일지 모른다. 그래서 세상은 지금도 끊임없이 변해가고 있는가보다. 엊그제의 여름과 어제의 가을이 또 다르듯 말이다. 가을은 가고 이미 겨울이 찾아왔는데도 우리 마음은 여전히 푸르른 산천초목 여름을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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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1.24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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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는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거짓인지 분간조차 하기 힘든 세상에 살고 있다. 어느 쪽이 상식이고 어느 쪽이 비(非) 상식인지 헷갈릴 정도다. 비상식이 상식을 압도하고 좌파세력이 판을 치며 오히려 우파가 눈치를 보는 막가파 세상이 되어버렸다. 지금 우리 사회는 온갖 괴담이 판치던 2008년 광우병 사태를 또 다시 떠올리게 하면서 온 몸을 소름끼치게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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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원
2011.11.17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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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 가까워지면서 동창회다 친목회다 해서 각종 모임이 많아지고 있다. 그런 모임에 여 러번 참석을 하다보면 묘한 마음이 들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대체로 모임이 있기 전, 그 모임에서 만난 사람들과 나눌 대화 등에 대해 설레는 마음으로 가지만 막상 모여서 음식을 먹고 대화를 나눈 후 귀가 할 때가 되면 미묘한 허탈감을 갖게 된다. 어떤 경우 왜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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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1.10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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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22일 “서울 노친 네들 설득하기 힘드네요. 그래서 아부 지랑 엄니한테 25일부터 27일까지 수안보온천 예약 해드렸습니다” 라는 글을 트위터에 올린 청년. 그 글에 “진짜 효자”라고 댓글을 단 명문대교수. 그 교수는 당시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의 멘토였다. 나경원, 박원순 지지와 관계없이 천로박시(賤老迫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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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원
2011.11.03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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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만수산 드렁칡이 얽어진들 어떠하리, 우리도 이같이 얽혀서 백년까지 누리리라” 고려 마지막 기운이 느껴지던 어느 날 이방원이 정몽주와 술상을 마주 한 채 고려왕조에 대한 절개를 굽히고 자신의 뜻에 동참해줄 것을 바라는 솔직 담백하게 직설적으로 표현한 시(詩)이다. 그 답변으로 한 정몽주의 단심가(丹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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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원
2011.10.27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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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플 때는 모든 음식이 다 맛있어 보인다. 그러나 배가 부르면 산해진미의 음식이 차려져 있어도 거들떠보기도 싫어진다. 밥상 위에 있는 음식은 아름답게 보인다. 그러나 그것이 일단 뱃속에 들어갔다 나오면 아무리 좋은 음식도 추하고 더러운 것이 된다. 이는 음식뿐만이 아니다.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말도 그럴 수 있다. 남의 흉을 고발하고 비난하면 자신이 훌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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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원
2011.10.20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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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우리는 햇볕이 내려 쬐는 밝은 낮에 깨어서 일을 한다. 그러나 우리는 그 같은 햇볕 따위에는 관심을 두지 않고 하루를 ‘빨리, 빨리’ 서두르면서 분주하게 산다. 그런 햇볕이 ‘최소한’ 우리에게 공급되지 못하면 그 최소한의 햇볕은 존재하는 모든 것들의 ‘최대한’을 무참하고 무의미하게 만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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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원
2011.10.13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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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 깊어가는 짧은 가을의 낭만을 즐겨야 하는 이 계절. 보는 것과 듣는 모든 것들이 우울하기만 하다. 가을이 남자의 계절이라고 해서만은 아니다. 부당한 세상 법칙을 격정적으로 읊어내는 음유시인 레너드 코헨의 시(詩) “모두 알고 있지”(Everybody knows)를 다시 한 번 음미해본다. “모두 알고 있지/가난한 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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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원
2011.10.06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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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송나라 때, 주자의 스승인 정자 형제가 배를 타고 황하를 건너던 중 거센 풍랑을 만났다. 배가 뒤집혀질 듯 하자 배에 타고 있던 많은 사람들이 살려달라고 아우성을 치고 온 통 난리가 났지만 그 아수라장 속에서도 꼼짝 않고 앉아 있는 사람은 정자 형제와 그 맞은편에 앉은 누더기 스님 등 세 사람뿐이었다. 뒤집힐 듯, 뒤집힐 듯하던 배가 무사히 항구에 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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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원
2011.09.29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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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명절이 지난 며칠 후 시인이자 목사이기도 한 20년 지기(知己) 지우(知友)를 만났다. 이야기를 나누던 중 지우는 몇 달 전 모 신학대학원 총 동문회 행사에서 시(詩)를 낭송했는데 얼마 후 임원으로부터 자신이 낭송한 시를 갖고 문제를 제기하는 몇몇 목사들이 있었다는 말을 듣게 되었다고 한다. 또 어떤 여자목사의 경우 부끄러워서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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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원
2011.09.22 0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