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득 60년대 중. 고등학생 시절 매주 월요일 아침만 되면 전교생이 운동장으로 나와 조회를 하던 때가 떠오른다.교장 선생님이 단상에 오르면 호국단 단장(학생회장)이 단상 앞에서 맨 앞줄 중심에 서 있는 학생을 향해 ‘기준’을 외치면, 손을 들고 ‘기준’이라고 외친 항생을 중심으로 ‘오’와 ‘열’ ‘좌우’ 정렬로 전후 간격을 맞춘다.자연스럽게 학년별, 학급별로 전교생의 위치가 정해진다. 그리고 교장 선생님의 ‘훈화&r
안호원의 목요단상
안호원
2018.10.25 09:23
-
아무리 중하고 급해도 앞뒤 잴 것이 있는 법이다. 설령 의도가 좋다 해도 핵심적인 대목에서 순서가 바뀌면 여지없이 탈이 나게 되어 있다.요즘 남북문제를 다루는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가 이처럼 평범한 진리를 잠시 잊고 자만에 빠져있는 것 같다.특히 문 대통령의 하는 말들을 듣다 보면 ‘노안비슬’(奴顔婢膝)이란 고사성어가 떠오른다.조아린 사내종의 얼굴과 계집종이 무릎을 꿇듯이 남과 교제(交際)할 때 지나치게 굽실굽실하며 비굴(卑屈)한 태도로 일관함을 이루는 말로서 대통령의 처신이 그렇게 비춰진다.김정은이를 비롯해
안호원의 목요단상
안호원
2018.10.18 09:35
-
지금 청와대가 너무 커지고 엄청 무거운 것 같다. 청와대 비서실 조직은 어림잡아 490명이다. 전 세계를 상대하는 미국의 백악관은 377명에 불과하다.백악관의 법정인원은 450명, 현 인원이 377명으로 훨씬 밑돌지만 미국 언론들은 그 인원도 많다고 지적한다.문 정권이 들어서면서 청와대 몸집이 예상외로 커졌다. 몸집이 거대해지는 만큼 권력에 힘마저 커진 것 같다. 부처를 누르고 독주를 하고 있는 현상이다.심하게 말해 행정부도 여당도 없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문제는 동종교배(同種交配)라는데 있다.청와대 경제라인을 보면 정책실장 이
안호원의 목요단상
안호원
2018.10.11 09:37
-
문재인 정부가 공재불사(功在不舍)의 집단최면에 깊이 빠져있는 건 아닌지 걱정스럽다. ‘공재불사’는 ‘성공은 그만두지 않음에 있다’는 뜻이다.이번에 채택이 불발된 유은혜 후보를 교육부 장관 겸 사회부 총리로 밀어붙이는 것을 보면서 느낀 감정이다. 문 정부는 계속 지속적으로 밀어붙이다 보면 끝장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새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우려한 대로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야당이 보고서 채택을 거부하고 특정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하기에 이르렀다.이 같은 현상
안호원의 목요단상
안호원
2018.10.04 09:40
-
5일에 걸친 긴 추석(秋夕) 연휴도 어느덧 지나가고 일상의 생활로 돌아왔다. 기쁘고 풍요로워야 할 때지만 마음 편치 않은 이들이 유달리 많았던 올 추석인 것 같다.최저나 최악 등의 수식어가 따라붙는 일자리 상황 때문이다. 특히 취업자 수가 역대 정권 이래 가장 감소폭이 크다는 보도는 가히 충격적이다.굳이 지적하자면 문 정권이 줄기차게 추진하는 ‘소득주도 성장’ 이나 ‘최저임금제’ 등의 문제점을 들 수 있을 것 같다. 정책이 늘 성공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아무리 좋은 의도로 신중하게 계획했어
안호원의 목요단상
안호원
2018.09.27 09:46
-
지난 19일 문재인 남한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노광철 인민무력상이 평양에서 역사적인 9월 평양 공동선언과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 분야 합의서에 서명을 하면서 한. 미 군사동맹에 변화가 불가피해질 것으로 전망된다.이는 한반도 군사 지형의 근본적 변화를 예고하는 신호탄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상호불가침, 적대 행위 금지 등 평화 보장 내용이 이번 합의의 골자인 만큼 당장 한. 미 군사훈련의 명분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남북 두 정상이 합의한 내용은
안호원의 목요단상
안호원
2018.09.20 15:42
-
문 정권의 작태를 보면서 과거 우리 선조들이 조공을 바치기 위해 수백 명의 사절단을 대국인 중국으로 보낸 것이 떠오른다.이번 3차 남북정상회담에 때아닌 방문단을 구성, 함께 가겠다고 하는 말을 들으니 기가 막히고 어이가 없다. 무슨 체육대회도 아니고, 학술세미나도 아닌데 200여 명을 이끌고 가겠다고 고집을 부린다.누구의 아이디어인지 할 말을 잃을 정도다. 수행원들이 회담장에 들어갈 일은 없다.회담에는 두 정상들만 참석한다. 그런데도 아무 일도 하지 않는 수백 명을 막대한 예산을 투입, 수행하게 한다는 것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안호원의 목요단상
안호원
2018.09.13 09:30
-
한껏 기승을 부리던 폭염이 사라지고, 귀뚜라미 소리와 함께 시원한 가을바람이 가슴을 파고든다.분명 흐름이 변하고 있다. 지방 선거 이후 기류가 달라지고 있는 것을 느낄 수가 있다.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문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 등 숫자만 봐도 알 것 같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한 진단은 다양하다. 물론 상반된 분석이 나올 수 있다.‘적폐청산의 피로감 & 미흡한 적폐청산’ ‘정책의 보수화 & 좌파적인 편견 정책’ 등등 시각이 엇갈리다 보니 많은 국민들이 혼란스러워한다.민주당
안호원의 목요단상
안호원
2018.09.06 09:54
-
임명 된 지 13개월 만에 미운털 박힌 통계청장이 갑자기 경질되었다.이유는 연일 악화되고 있는 통계 경제상황이 통계청에서 발표한 소득분배지표 지수가 잘못되어 대통령 지지도 하락에 영향을 끼쳤다는 것.더구나 황수경 전 청장은 호남 출신에 노동통계의 전문가라는 것은 자타가 공인하는 경제전문가다.통계청은 정책을 구상하는 기관이 아니다. 통계청은 우리나라의 각종 통계지표를 있는 그대로를 발표하는 기관이다.그럼에도 여론 조작하는 것처럼 하지 못한 괘씸죄에 걸린 것이다.살림을 제대로 못 한 사람은 자리를 지키고 앉아 있는데, 가계부를 잘 정리
안호원의 목요단상
안호원
2018.08.30 11:17
-
최근 소득 주도 성장론에 기초한 최저임금제 시행, 52시간 근로제와 탈원전 정책 등 문재인 정부가 역점을 두어 시행하고 있는 일련의 경제 정책을 보면서 발모조장(拔苗助長)의 고사성어가 문득 떠오른다.‘송(宋)나라 때 한 농부가 있었는데, 그는 자기 논에 심은 벼의 모가 빨리 자라지 않는 것이 안타까워 매일 논에 나가 모를 바라보았다.매일 같이 나가서 지켜봐도 모가 자랄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자 농부는 초조하게 논 주위를 왔다 갔다 하다가 모들이 자라는 것을 도와줄 방법을 생각하게 되었고, 결국 억지로라도 모가 자랄 수 있
안호원의 목요단상
안호원
2018.08.23 10:41
-
“조삼모사”(朝三暮四)원숭이를 키우는 관리자가 식량사정이 어려워지자 원숭이에게 제안을 했다.아침에는 3개, 저녁에는 4개를 주면 어떻겠냐고 물었다. 그러자 원숭이가 버럭 화를 내며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별수 없이 관리자는 그러면 아침에 4개, 저녁에 3개로 하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재차 묻자 원숭이가 좋아하면서 관리자의 제안을 기꺼이 받아들였다.지급 순서에 차이가 있었을 뿐 결과적으로는 합(合)이 7개인데, 생각은 이렇게 다르다.문재인 정부를 보면서 떠오르는 성어다. 요즘 사람들이 원숭이 같은 제안을 한다.
안호원의 목요단상
안호원
2018.08.17 09:34
-
당랑포선(螳螂捕蟬:사마귀가 매미를 잡다. 눈앞에 닥친 위험을 모른다.)계속되는 폭염에 시달리는 가운데 실정(失政)을 거듭하는 문 정권을 보면서 떠오른 고사성어다.여름 더위에 이어 유례없는 경제 악화로 국민들의 숨통을 막고 있는 문재인 정부. 여름의 더위가 계속적으로 이어지면서 도심에서도 애간장 끊어질 듯한 매미의 울음소리조차 들을 수 없고, 그 흔한 모기마저 볼 수가 없다.농촌도 밤마다 논에서 개구리가 시끄럽게 개굴개굴 울어대던 소리도 들을 수 없을 정도의 찌는 더위다.폭염과 함께 개판이 된 정국을 보면서 많은 국민들의 혈압이 식을
안호원의 목요단상
안호원
2018.08.09 09:26
-
이솝우화에 나오는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예전에 사이좋은 네 마리 황소가 있었다.어딜 가든지 함께 다니고 좋은 풀밭을 만나면 절대로 먼저 나서지 않고 함께 사이좋게 풀을 뜯고, 위험한 일이 생기면 힘을 모아 함께 헤쳐나갔다.그런 황소들을 잡아먹기 위해 노리는 사자가 있었다.하지만 제아무리 백수의 왕 사자라 할지라도 네 마리의 황소를 동시에 상대하는 것은 무리였다.황소를 잡아먹을 궁리를 하던 사자는 풀을 뜯다가 다른 세 마리에게서 조금 뒤처진 황소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갔다.놀란 한 마리 황소가 친구들에게 뛰어가려는 데 사자
안호원의 목요단상
안호원
2018.07.26 09:25
-
‘거대한 폭포와 연결된 강에 얼음 덩어리가 떠내려가고 있었는데, 그 얼음덩어리에 양 한 마리가 얼어붙어 있었다.하늘을 날던 독수리가 보고 쾌재를 부르며 쏜살같이 내려와 날카로운 발톱을 깊숙이 박고 양고기를 뜯어 먹기 시작했다.폭포에 도달하기 전 빨리 하늘로 다시 올라가야 하는 독수리, 자칫하면 폭포에 휩쓸려 죽게 될지도 모른다.그런데도 독수리는 ‘한 점만 더, 한 점만 더 하면서’ 시간을 끌고 있다. 폭포 소리가 들리는 입구에 다다르면서 정신을 차리고, 날개를 펴며 하늘로 오르려고 했으나, 뜻대로 되
안호원의 목요단상
안호원
2018.07.19 11:12
-
자유대한민국이 풍전등화로 암울한 먹구름이 감돌면서 많은 국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간첩을 존경한다고 말했던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와 감사원. 국정원. 법무부. 검찰 등 각 부처 요직에 주사파, 운동권 출신과 진보성향의 인사들을 대거 기용한데 이어 대법원까지 민변 출신 인사들을 주요 요직에 임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정책에 이상기류가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이 같은 이상기류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주사파에 이어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출신 인사들이 요직을 두루 차지하면서다.청와대는 물론 법무부와 법무부 외곽기구에 감사원
안호원의 목요단상
안호원
2018.07.12 10:18
-
의금부도사 왕방연이 단종을 사사(賜死)하라는 세조의 명을 받고 유배지인 청령포를 찾아와 집행을 주저할 때 자청해서 단종을 목 졸라 죽인 자가 있었다.그자는 평소 청령포에서 심부름과 잡다한 일을 하면서 단종을 직접 모셨던 ‘공생’이란 자다.단종이 억울하게 모함을 받고 유배지에서 처형되었던 오백 년 전의 시대적 상황이 오늘날 대한민국에서 복사판 같은 역사로 똑같이 이뤄지고 있다.조선 조 초기 계유정난으로 정권을 탈취한 수양대군 일당은 자신들의 정통성과 영구집권을 위해 조카인 단종을 비롯한 정적(政敵)을 제거하기에
안호원의 목요단상
안호원
2018.07.05 09:24
-
이번 장맛비에 나라에 큰 변고가 생길 때마다 구렁이 울음소리를 냈다는 전설의 느티나무가 처참하리만큼 부러졌다.수원 영통구에 있는 수령 500년 이상 된 느티나무가 줄기. 잎에 젖은 빗물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갈가리 쪼개져 쓰러진 모습이 언론. 방송. 포털사이트에 실렸다.불연 듯 나라에 큰 이변이 발생하지 않을까 하는 불안한 생각이 든다. 북한이 비핵화 조치가 시작도 안 되고, 분명하지도 않은 데, 문재인 정부가 들뜬 기분에 너무 앞서 가는 것 같아서다.시급한 민생경제는 외면한 채 북한에 매달려 있는 것으로 비춰지기 때문이다. 누구나
안호원의 목요단상
안호원
2018.06.28 09:24
-
제1• 2야당인 자유 한국 당과 바른 미래 당이 6•13 지방선거 참패에 따른 당내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민주평화당 내부에서도 지도부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터져 나오면서 국민들로부터 외면당한 야당들이 내홍에 휩싸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석고대죄의 모양새를 보이지만 여전히 서로를 탓하며 정작 스스로는 누구 하나 책임지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국민들로부터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혼돈에 빠진 야당들이 어떤 메시지를 던져줄지 주목되고 있다. 선거 전(戰)에서는 두 가지 중 하나를 택하게 된다. 사약(
안호원의 목요단상
안호원
2018.06.21 10:08
-
‘선거란 누구를 뽑기 위해서가 아니라, 누구를 뽑지 않기 위해 투표하는 것이다.’프랭클린 P 애덤스의 말이다.한 마디 더 붙이자면 ‘정치란 덜 나쁜 년 놈을 골라 뽑는 과정이다.그년 놈이, 그년 놈이라고, 미리 단정하고, 투표를 포기한다면, 결국은 제일 나쁜 년 놈들이 다해 처먹는 거다.이번 지방선거결과를 보면서 필자가 느낀 솔직한 감정이다. 이번 선거가 그렇게 되었다.사람마다 생각이 다르다. 가치관과 사고방식이 다르고, 살아온 과정과 처해 있는 현실 또한 각기 다르다.생각이 모두 똑같다면 그게 오히
안호원의 목요단상
안호원
2018.06.14 09:39
-
피(血)의 역사가 흐르는 강이 있다.금강산에서 발원해 휴전선을 넘고 강원도 양구. 화천 평화의 댐과 한국 전쟁 때 국군이 중공군을 대파해 이승만 초대 대통령이 파로호(破虜湖)라는 친필 휘호를 내렸던 인공호수인 파로호를 거쳐 경기도 남양주 두물머리에서 남한강과 합류하는 북한강이 바로 피의 역사가 흐르는 강이다.그중에서도 한국전쟁의 최대 격전지인 화천의 북한강은 아군과 적군의 피가 폭포수처럼 흐르던 강이었다. 해마다 6월이 되면 평화를 염원하는 순례자들의 발길이 화천을 향하는 까닭이다.“초연이 쓸고 간 깊은 계곡 양지 녘에
안호원의 목요단상
안호원
2018.06.07 09:20